죽산 조봉암 선생 재조명 시민토론회8
13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부평어울림센터 대회의실에서 '죽산 조봉암 선생 재조명 시민토론회'가 '60년 망각의 세월, 조봉암이 남긴 평화의 씨앗'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이원규 작가 "건준위 창립지 등
자료 조사 이뤄지길 기대" 밝혀


"인천에 조봉암과 연관된 다양한 장소가 있다. 그에 대한 자료 조사가 더욱 이뤄져야 한다."

13일 '죽산 조봉암 선생 재조명 시민토론회'에서 기조 강연자로 나온 이원규 작가('조봉암 평전'의 저자)는 "건국준비위원회가 창립한 장소, 조봉암 선생이 거주했던 곳, 그를 도운 인물 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시민들에게 조봉암 선생을 더 많이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날 토론회의 의미를 짚었다.

주제 발표자인 오유석 성공회대 교수는 남북이 대립하는 현 상황에서 역사적 인물로서 조봉암의 가치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만인이 평등하고 만인이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펼치는 정치를 한 분은 많지 않았고, 죽산은 인권에 대한 문제를 한 번도 놓은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핵을 둘러싸고 극심하게 남북이 대립하고 있으며, 평화보다 전쟁에 더 가까운 상황"이라며 "당시 냉전 시기에 조봉암이 주장했던 '평화통일'에 의미를 다시 묻게 한다"고 말했다.

조봉암 선생 명예회복을 오랜 기간 추진해온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도 이날 토론회에 나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진보당 강령에 사회민주주의라는 말이 들어간 것이 실수인 듯하다"며 "당시 '평화통일'과 '수탈없는 경제'라는 좋은 가치를 강령에 담았는데, 사회민주주의까지 담을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사회민주주의라는 표현이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이민우 민족문화연구소 인천지부 지부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한 토론에서도 다양한 진행이 의견이 나왔다.

황보윤식 함석헌평화연구소 소장은 "조봉암에 대한 사법살인은 수구적 민족주의자에 의한 개혁적 진보주의자의 처형"이라며 "이 과정에 미국이 개입됐다고 생각하고 있다. 조봉암에 대한 고문 여부 등도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