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등 '스펙' 중요해져
농어촌·도시간 형평성 논란
고가 학원·개인교습도 성행
학생이 가진 실력보다는 집안의 경제력 등 배경에 따라 학생부에 기록할 수 있는 '스펙'의 수준 편차가 심해지고 있고, 지역적 제약으로 농어촌 학생들의 부담도 가중되고 있어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사교육이 활성화된 지역에서는 컨설팅까지 성행하는 등 공교육 강화를 위해 만들어진 전형이 오히려 사교육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인일보는 학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올바른 학생선발을 위한 대안을 제시해본다. ┃편집자주
26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2018학년도 서울권 주요 10개 대학(고려대·경희대·서강대·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 수시선발(2만1천575명) 계획 중 학종으로 선발(1만3천977명)되는 비율은 64.8%다.
전체 수시 정원의 절반이 넘는 인원을 학종으로 선발하고 있는 셈이다. 학종의 평가요소는 크게 '학업능력', '진로활동', '학업 외 소양'으로 나뉘는데 이를 평가하기 위한 잣대로 비교과 활동인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 학생부 등이 요구된다.
정량화된 성적 대신 잠재력을 평가해 전공에 맞는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취지지만, 정작 학생들은 문제해결 능력·창의력·리더십·봉사정신 등 입시경쟁에서 자신의 능력을 부각할 수 있는 다양한 '스펙'을 기록하기 위한 활동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농어촌과 대도시 학생들 간 형평성 논란도 일고 있다. 농어촌 학생들은 자기소개서나 학생부에 기록할 수 있는 스펙이 절대적으로 적은 데다, 그마저도 지리적 제약으로 참여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양평 지평고 3학년을 담당하는 교사 A씨는 "대학연계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스펙 중 하나지만, 지역적 제약 때문에 농어촌 학생들이 참가하기 어렵다"며 "가장 기본적 스펙인 봉사활동의 기회마저도 농어촌에서는 한계가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사교육을 심화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간 200만~300만원의 비용으로 '학종 컨설팅'을 받는 학생이 늘고 있는 것. 실제 서울 강남 등에서는 컨설팅 학원이 유행하고, 도내 분당·평촌·일산 등 신도시를 중심으로는 학종 지도 개인교습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이 때문에 대입을 결정하는 학종이 '금수저 전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종배 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 대표는 "공정한 대입 전형을 만들어나가기 위해서는 정성적 지표, 주관적 평가기준에 기대는 학생부종합전형보다 정량적 지표를 토대로 선발하는 전형의 비율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선미·박연신기자 juli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