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발견 아내 한씨 나란히
제주귀농 네식구 꿈 '물거품'
유족 "봉사자·추모객들 감사"

세월호 선체조사에서도 끝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 고(故) 권재근(당시 51세)·혁규(당시 6세) 부자(父子)의 안치식이 20일 오전 인천가족공원 세월호일반인희생자추모관에서 진행됐다. 앞서 발견돼 임시 안치돼있던 아내 한윤지(당시 29세)씨 유해도 이날 권씨 부자와 함께 인천가족공원에 안치됐다.

이날 오전 6시 30분께 서울 아산병원에서 발인을 마친 이들의 관은 오전 8시 30분께 인천가족공원에 도착해 화장 절차에 들어갔다. 관에는 수습하지 못한 유해 대신 세월호 선체에서 발견된 유품들이 채워졌다. 권씨의 관에는 아내 한씨의 옷도 함께 들어갔다.

화장을 마친 뒤 유가족들은 세월호일반인희생자추모관 내에 마련된 제례실에서 이들의 넋을 기리는 제례의식을 가졌다. 네 가족 중 가장 먼저 구조된 딸 권모(8)양도 아빠와 엄마, 오빠에게 정성스럽게 절을 하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세 가족의 납골함은 일반인 희생자들이 안치된 추모관을 한 바퀴 돈 후 한 쪽에 마련된 납골당에 권재근 씨, 한윤지 씨, 권혁규 군 순으로 나란히 안치됐다. 권씨의 누나인 권모(72·여)씨는 "재근아, 가족 잘 데리고 있어. 혁규 엄마야, 먼 나라까지 와서 고생 많았다. 혁규랑 잘 있어야 돼"라고 납골함을 만지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권씨의 형 권오복(63)씨는 "국민 여러분께 더 이상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장례 결정을 내렸다. 그동안 찾아주신 자원봉사자, 추모객들께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권씨 세 가족은 제주도로 이사를 가기 위해 세월호에 탑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 한씨의 시신은 2014년 4월 발견됐지만 권씨 부자의 유해는 끝내 나오지 않았다. 이들의 이삿짐을 실은 트럭은 지난 7월 11일 세월호 화물칸 2층에서 발견됐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