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면 알려주고, 풀 것은 풀어주고, 정부 규제는 대신 나서서 해결하고….'

용인시가 수십 년 간 기업활동을 가로막는 중첩규제 해소를 통해 대규모 투자유치, 일자리 창출 등에 큰 성과를 내고 있다.

(주)용인창고는 2013년 백암면 일대 화물터미널 사업부지를 경매로 매입한 뒤 제3자 매각을 검토하며 송사까지 이어졌다.

뒤늦게 사실을 알게된 용인시는 (주)용인창고에 해당 토지는 개발을 할 수 없어 지가 급락이 우려되고 환매소송에 따른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득하고 J사로부터 사업권을 인수하도록 조언했다. 이를 통해 J사는 손실 일부를 회복했고 (주)용인창고는 안정적인 사업을 확보했다.

연구소 확장과 신규 제조설비 투자가 시급한 아모레퍼시픽은 기존 연구소 부지는 자연녹지와 공원으로 묶여 있어 신·증축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용인시는 민간이 공원용지 면적의 70% 이상을 공원으로 조성해 기부채납하면 나머지 토지를 타 용도로 개발할 수 있는 규정을 소개한 뒤 이동면 덕성2산단에 제조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조언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은 보라동 일대에 공원을 조성하고 남는 토지와 기존 연구시설 부지를 합쳐 23만1천764㎡에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해 연구시설을 확충키로 했다.

일양약품의 경우도 기존 본사와 공장 부지가 저수지 상류에 위치해 공장설립 제한 규정에 묶여 있어 타지역으로 공장을 분산시키고 더 이상 증설이 불가능한 용인공장도 매각을 추진했다.

그러나 용인시는 폐수를 배출하지 않는 첨단산업단지 조성을 제안했고 회사 측은 이곳에 6만6천884㎡에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해 관련 기업들을 유치할 계획이다.

녹십자도 기흥구 구갈 백신공장과 일반의약품 공장을 이전한 뒤 이곳에 셀센터를 신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부지가 도시계획시설로 묶여 연구소 이외 용도는 들어올 수 없었다. 이를 알게 된 용인시는 녹십자홀딩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도시계획시설을 폐지해 이곳에 셀센터를 지을 수 있도록 했다.

연세대학교 역시 기흥구 중동 일대 755병상 규모의 동백세브란스병원을 건립할 계획으로 착공까지 했지만 뒤늦게 사업성이 떨어지는 이유로 공사를 중단했다.

이에 용인시는 지난해 8월 수익성 보전을 위한 '의료복합산단' 조성을 연세대에 제안했고 용인시와 연세대는 '용인동백세브란스병원(가칭)과 연세의료복합단지 투자 및 지원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병원 건립 공사를 재개했고 2020년까지 지식기반서비스업과 첨단산업 관련 기업을 대거 유치하는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한다.

안과의약품 전문업체인 태준제약은 처인구 남사면 북리 공장 증설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준농림지역이던 이곳 용도지역이 자연녹지지역으로 바뀌면서 건폐율이 40%에서 20%로 축소됐다.

용인시는 정부에 관련 규정 개정을 건의했고 정부는 국토계획법 시행령에 '기존 공장에 대한 특례' 규정을 신설했다. 이에 따라 태준제약은 대지면적을 당초 2만9천216㎡에서 3만1천254㎡로 늘려 공장을 증설할 수 있게 됐다.

제일약품의 경우도 용인시가 정부에 지속적으로 규제완화를 요청하면서 국토부는 관련 지침 예외를 적용해 산단 개발을 허용했다.

정찬민 용인시장은 "기업 유치는 일자리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있어 절대적이고 특히 입주 기업들이 각종 규제 등으로 겪고 있는 어려움을 적극 행정으로 해소해 주는 것이 지역 발전을 위한 것인 만큼 앞으로도 기업 입장에서 행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용인/박승용기자 ps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