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전화 방안 공청회1
2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열린 '인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안 공청회'에 공항공사 와 협력사 소속 직원들이 강당을 가득 메운 채 한국능률협회컨설팅과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각각 수행해 온 중간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를 듣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2개 기관 연구용역 결과에 찬반
채용방법도 '경쟁' '전환' 정반대


'공항공사 직접 고용 854명 vs 4천504명.' '직접 고용 시 공개경쟁채용 vs 전환채용.'

연내 비정규직 근로자 1만 명 정규직화를 추진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용역 기관과 함께 23일 청사에서 '인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안 공청회'를 개최했는데, 용역 기관들이 이같이 서로 다른 결과를 발표했다.

이를 놓고 정규직 노조와 비정규직 노조 간 찬성·반대 의견이 엇갈리면서 고성이 오가는 등 극심한 노노(勞勞) 갈등을 빚었다.

이날 '인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안'에 대해 발표한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정호석 상임위원은 전체 정규직 전환 비정규직 근로자 9천838명 가운데 생명·안전 분야에 해당하는 854명을 직접 고용하고, 나머지 8천984명은 독립법인(공항공사 자회사)을 통해 고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직고용 대상은 공항소방대, 야생동물통제관리, 항공등화시설유지관리 등 운항 및 항행시설, 시스템 안전관리 업무 등이다.

반면 한국노동사회연구소(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공동) 김유선 선임연구위원은 여러 대안을 제시했는데, 이 가운데 4천504명을 직접 고용하고 3천589명은 자회사로 고용 전환하는 방안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는 공항공사 자료를 근거로 전체 전환대상자 수를 8천93명으로 잡았다.

김 위원이 제시한 방안은 전체 보안경비검색 업무를 전담할 보안방재공사를 설립해 해당 업무를 담당하던 공사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을 승계하고, 이외의 업무를 담당하는 비정규직 직원의 경우 공항공사가 직접 고용하라는 것이다.

해당 업무가 공항공사 고유업무에서 분리될 수 있고, 전문 자회사 설립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두 기관은 이날 정규직 전환 방식에서도 의견을 달리했다. KMAC은 공항공사 직접 고용 시에는 기존 비정규직 근로자에게 가점 부여 또는 응시자격 제한을 하되 공개경쟁 방식으로 채용해야 한다고 했다. 자회사 채용의 경우에는 결격 사유 확인, 전환 평가 등 '최소 심사 채용'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고 봤다.

그러나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측은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가이드라인 내용대로 직접 고용할 경우에도 비정규직 근로자 전원을 전환 채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같이 다른 2개의 용역결과가 발표되자, 정규직 노조와 비정규직 노조는 서로 발언 기회를 요구하며 상대 용역 결과에 반박하는 목소리를 냈다. 정규직 노조는 주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용역 결과의 논거가 빈약하다는 점과 공개경쟁이 아닌 전환채용은 정의롭지 않다는 주장을 폈다.

비정규직 노조원들은 주로 자신이 담당하는 업무도 생명안전 분야에 해당한다며 KMAC에서 직고용 대상을 협소하게 정했다는 의견을 냈다.

공청회는 청사 1층 대강당에서 열렸는데 정규직 노조와 비정규직 노조가 좌우로 서로 분리해 자리했고, 각자의 발언 시에만 손뼉을 쳤다. 가끔 상대방 또는 질의 응답자의 발언이 마음에 안 든다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이를 지켜본 패널토론자는 "가슴이 답답하다"고 하기도 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