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로 수교 25주년을 맞이한 한중 관계의 원상회복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인천의 중소 수출기업들도 중국 현지의 변화된 분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인천시 등이 지난 15~16일 중국 산둥성 성도인 지난(濟南)에서 개최한 인천지역 중소기업 우수 상품 교역 상담회에 바이어는 물론이고 중국 언론까지 큰 관심을 나타냈다. 산둥 유력 방송사가 행사장을 촬영하는 등 사드 문제가 불거진 뒤 좀처럼 못 보던 광경이 펼쳐졌다고 한다.
인천은 대중(對中) 교역 의존도가 높은 도시다. 이 때문에 중국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한 이후 '통관 지연 및 검사 강화', '주문량 감소', '한국제품 홍보 어려움' 등 크고 작은 피해가 뒤따랐다. 인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발표한 설문조사(인천 약 130개 제조업체 대상) 결과를 보면, 전체의 47.5%가 중국 수출의 어려움을 체감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사드 출구가 보이지 않자 '넥스트 차이나'(NEXT CHINA) 찾기 움직임이 일었다. 인천 경제계에서도 '마지막 기회의 땅'으로 불리는 인도를 비롯해 아시아 신흥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인도의 문화와 소비 동향 등을 배우는 경제단체의 세미나와 설명회가 잇따라 운영되고, 인도 바이어를 대거 인천으로 초청해 중소기업 제품 박람회를 여는 등 여러 가지 변화가 감지됐다. 소위 '베트남 바람'도 불고 있다. "비행기 표를 구하기가 어렵다"는 말이 나올 만큼 인천의 경제기관과 단체, 기업 등이 앞다퉈 시찰단을 꾸려 베트남으로 향하고 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동남아 순방에서 신(新) 남방정책(아세안 협력 등)을 내놓았다. 대중 교역 의존도가 높은 인천에서 특히나 주목해야 하겠다.
/임승재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