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소방서장(김경호)
김경호 분당 소방서장
이른 아침 부쩍 쌀쌀해진 날씨에 두꺼운 옷을 찾다 보니 어느새 겨울이 성큼 다가옴을 느낀다. 겨울을 맞이하기 위해 자연도 바쁘고 사람도 바쁘다. 나무는 필요한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나뭇잎을 떨어뜨리고, 겨울잠을 자는 동물은 땅속이나 동굴을 찾는다. 시골에서는 겨울 김장 준비로 하루가 짧고, 도시의 일상 속에서도 월동 준비로 인한 분주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겨울은 안전사고의 사각(死角)지대이기도 하다. 갑자기 떨어진 기온에 난방을 위해 난로, 전기매트 등 전열기 사용이 늘면서 부주의로 발생하는 화재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제주도의 주택에서 가스난로 화재로 인해 집안에 있던 노부부가 숨졌고 분당의 한 아파트에서도 전기매트에서 발화한 것으로 추정된 화재로 1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을 입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난방기기 화재는 대부분 주택에서 발생되며 주로 사람들이 자고 있는 밤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 인명피해로 연결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경기도재난안전본부 화재통계에 따르면 도내에서 난방기기에 의해 발생한 화재는 2014년 538건, 2015년 492건, 지난해 410건 등 3년간 1천440건에 이른다. 이러한 난방기기로 인한 화재를 예방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첫째, 전기장판 및 온열 기구는 사용하기 전에 꼭 점검한다. 전선이나 온도 조절기 주위에 낀 먼지를 지워 없앤 다음 피복이 벗겨진 곳이 없는지 확인하고 쓰도록 한다. 둘째, 외출하기 전에 전원을 끄는 것 외에도 플러그를 빼도록 하고, 사용 중 매트에 물이 묻으면 반드시 발코니와 같은 넓은 곳에 말려서 사용한다. 셋째, 전기장판은 둥글게 말아서 습기 없는 곳에 보관한다. 전기장판의 경우 열선부위가 끊어지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둥글게 말아서 보관해야 열선이 접히지 않아 전기장판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넷째, 전기장판 온도는 오랜 시간 높은 상태로 두면 안 되고, 장판이 따뜻해진 다음에는 온도를 낮춰줘야 한다. 전기장판의 온도를 높게 설정한 상태에서 잠을 자는 등 오랜 시간 사용 시 자칫 저온 화상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다섯째, 열을 잘 발산하지 못하는 라텍스 재질의 침구류 등은 화재에 매우 취약하기에 전기장판과 함께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는 하나의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이전에 경고성 작은 사고가 29번 일어나고 이에 앞서서는 300번이나 징후가 나타난다고 한다. '설마 내가… ', '나는 아니겠지…'하는 안일한 마음이 사고를 부른다. 사고예방을 위해선 왕도가 없다.

/김경호 분당 소방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