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인들 조차도 QR Code 사용
이젠 한국이 벤치마킹 대상 아냐
매력적인 경제파트너 생각 안해
제4차 산업혁명 '中國굴기' 중
우리도 혁신통해 다시 일어나야
누구든지 상상력을 가지고 오면 제품이든 매우 저렴하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어 블랙홀처럼 전세계로 부터 자본, 인재, 신기술을 흡인하고 있다. 또한 초연결 사회로 변모된 중국의 거대시장에 대한 새로운 상품의 테스트베드로 부상함으로써 이제는 새로운 벤처들이 실리콘밸리에서 오히려 선전으로 몰려들고 있다. 뿐만아니라 화웨이, 텐센트, DJI, Denza (세계적인 전기자동차기업인 중국의 BYD와 벤츠의 50:50 합작법인)의 본사가 선전에 있어 대기업들의 신기술 M&A를 통한 혁신형 창업의 선순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수많은 유니콘 기업 (창업기업이 상장하여 10억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를 가지는 기업)이 탄생하여 젊은 청년들이 중국몽을 이루기 위하여 몰려들고 있다.
이미 선전에서는 BYD사의 전기시내버스와 전기택시가 보편화되어 있으며 2030년까지는 중국 전체 자동차 생산을 전기차로 바꾸려하고 있다. 조만간 주강삼각주에 위치한 광저우~선전~홍콩~마카오를 연결하는 순환고속도로를 완성하여 탄생하는 인구 6천600만명의 웨강이오 Greater Bay Area는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제4차 산업혁명의 세계적인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일찍이 경제특구를 구축하였으나 아시아 9개국 중 6위로 하위권이며 정부규제, 행정과 조세 인센티브, 고용조건, 노사관계 등에서는 9개국 중 최하위로 나타나 우리나라의 경제특구에 입주하는 Fortune 500대 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10월 18일에 개최된 중국의 19차 당 대회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3시간 반에 걸쳐 향후 5년간 (2017~2022)의 발전 목표와 계획을 천명하였다. 이미 글로벌 G2로 부상한 중국은 2010년 국민소득의 2배를 달성하는 소강(小康)사회를 목표로 그간의 사회적 경제적인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면서 국민들의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중국몽(中國夢)을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하였다.
과거 중국에서는 비디오테이프를 건너뛰어 DVD가 보급되고 유선전화 대신 모바일 폰으로 바로 점프한 것처럼, 이제는 크레딧 카드를 건너 뛰어 대부분이 모바일결제를 사용하며 전국의 농촌마다 타오바오 마을과 같은 전자상거래거점을 마련하여 신유통을 통하여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걸인들 조차도 QR Code를 사용하여 적선을 받는 사회로 변모하고 있다.
그간 우리나라는 중국 경제의 성장과 더불어 비교우위를 가진 여러 분야에서 호황을 누려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중국에서는 더 이상 한국이 벤치마킹의 대상이 아니며 매력적인 경제파트너로도 생각하지 않는 다는 점을 주목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가 지속적인 혁신을 통하여 비교우위에 있지 않는다면 코리아 패싱을 피할 길이 없다. 한류를 기반으로 한 문화콘텐츠, 반도체 나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막대한 투자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하여 추격이 아닌 추월이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참으로 답답하기 그지없다. 대외적으로는 북핵과 사드 문제로 발목 잡혀있고 대내적으로는 국가의 미래보다는 과거사를 정리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이웃의 변화에 대해서는 너무 둔감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논란 끝에 최근에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임명되었다. 그간 중소, 중견, 그리고 벤처기업에 관한 중요성 때문에 부로 격상 되었으나 장관이 임명되지 못하고 표류하는 바람에 반년 이상의 시간을 허비하였는데 이제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추월하기 위한 산업의 전략과 방향을 다듬어야할 시기이다.
지금 선전에서는 미래를 향한 제4차 산업혁명의 중국굴기가 일어나고 있다. 우리도 다시 일어나야 할 때이다.
/이남식 수원대학교 제2 창학위원장·국제미래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