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세 연하의 멜라니아 부인(47)은 꼭 트럼프(71)의 딸 같아 보이지만, 키 180㎝의 패션모델 출신인 그녀의 머리는 그리 명석치 못한 듯싶다. 지난 8월 남부 텍사스 주엔 태풍 하비(Harvey)로 무려 1천300㎜의 폭우가 쏟아져 38명이 죽고 엄청난 재해를 당했다. 그래서 트럼프 부부가 현지 위문을 가는데 멜라니아의 복장이 영 기괴했다. 비가 오는데 검은 선글라스를 꼈고 빳빳하게 줄선 바지에다 검은 하이힐을 신었기 때문이다. 텍사스에 도착,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내릴 때도 선글라스는 여전했다. 대충 봐도 그녀가 얼마나 무념무상(無念無想) 무 개념인지 짐작이 간다. 군부 쿠데타로 지난 21일 물러난 짐바브웨 대통령 무가베(93)의 부인 그레이스 여사도 41세 연하로 딸 같고 그녀의 24년간 퍼스트레이디 생활은 호화사치의 극치에다 낭비벽이 심했다. 이름(Grace)처럼 우아하고 고상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남편의 37년 장기집권도 그녀가 진작 말렸더라면 쿠데타는 면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녀의 호화판 사치는 대통령 궁에서 물러났어도 여전할지 모른다. 무가베가 순순히 물러나는 조건으로 감옥에도 안 가고 위로금 108억원에다가 퇴직 연금도 규정대로 절반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그레이스, 그녀 역시 무 개념의 돌 머리인 듯싶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14일 필리핀 현지 동포 모임에서 싸이의 말춤을 추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다. 현지 활동 개그맨인 라이언 방이 강남스타일 가사를 바꿔 평창스타일로 부르자 김 여사가 흥이 나 말춤을 췄다는 거다. 그런데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서민들 살기 팍팍한데 말춤이나 추고 축제나 즐겼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자 더불어민주당이 발끈했다.
글쎄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2012년 11월 라디오방송 WZID 전화 인터뷰에서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 비디오를 봤는데 나도 출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오바마가 아닌 미셸 오바마 여사가 그렇게 말했다면 청중 반응이 어땠을까. '퍼스트레이디가 경박하고 채신머리없다'고 하지 않았을까. 역대 한국 대통령 부인들은 썩 훌륭했거나 그렇지는 못했어도 결코 낮은 점수들은 아니었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