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도로 활용 '서울로 7017' 주민 등 이해당사자간 소통끝 성공
'영향 큰 사업' 산하 시정 연구기관 근거로 한 정책 추진 우려감
경인고속도로 일반화 사업을 계획하고 추진하는 인천시에 속도 조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도시의 근간을 바꾸는 큰 사업임에도 일반화 사업을 추진하는 인천시 계획 속엔 사업의 방향설정과 추진과정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 절차가 빠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 '좋은 과정'이 핵심
서울역 고가도로(938m)를 활용해 조성된 '서울로 7017'은 산업화 시대의 유산으로 철거될 뻔했던 공간을 창의적으로 활용한 사례로 손꼽힌다. 50년 가까이 된 이 도로는 그동안 차량을 위한 곳이었던 이 공간은 보행로와 녹지, 휴식이 있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차도' 전체를 '인도'로 바꾸는 이 엄청난 변화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주변 지역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컸다. 서울시가 고가도로의 공원화 계획을 발표하기 전 의견수렴이 부족했던 거다.
인근의 남대문시장 상인들은 상권이 크게 위축된다며 반발했고, 주민들은 집값 하락을 걱정했다. 교통대란 우려와 불통행정 지적도 제기됐다.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의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 발표부터 서울로 7017 개통까지 2년 8개월이란 시간을 들였다. 그 과정에서 거센 반발도 있었지만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던 건 서로 다른 생각을 하던 지역 주민을 포함한 이해당사자들과의 소통이었다.
'서울로 7017'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했던 조경민 서울산책 대표는 "시장 상인과 각 지역 주민들, 공무원, 전문가 등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한자리에 앉아 소통했다"며 "폭넓은 소통 속에서 조금씩 뜻을 모아낼 수 있었다"고 했다.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갖고 출발한 사업도 '과정'이 나쁘면 좋은 결과를 얻기가 어렵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 '사회적 합의' 구조 시급
조경민 대표는 경인고속도로 일반화 사업을 추진하는 인천시가 걱정스럽다고 했다. 인천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는 사업임에도 단순히 인천시 산하 시정연구기관이 마련한 방안을 근거로 정책을 추진한다는 얘기다.
그는 "연구기관(인천발전연구원)이 제시한 방안을 시민들이 동의하는지, 반대는 없는지, 더 좋은 대안은 없는지 살피는 공론화 과정이 거의 없어 놀란 측면이 있다"고 했다.
기본계획 수립(2018년 9월)과 방음벽·옹벽 철거 등 과정을 거쳐 2024년 사업을 모든 마치게 돼 있는 빽빽한 일정보다 더욱 중요한 건 주민 등 이해당사자와 전문가의 의견을 폭넓게 담아낼 수 있는 구조라는 게 그의 지적이다.
조경민 대표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민 반대나 지방선거 결과 등에 따라서도 사업이 얼마든지 엎어질 수 있다는 부분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충분한 시간을 갖고 사업 방향설정과 추진과정, 마무리까지 사회적인 합의 속에서 이뤄질 수 있는 구조부터 만들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
[경인고속도로 일반화 사업, 인천시에 '속도 조절 요구' 목소리]방향 설정·추진 과정 사회적 합의 '공론화 큰틀' 빠졌다
입력 2017-11-28 22:17
수정 2017-11-28 22:17
지면 아이콘
지면
ⓘ
2017-11-29 3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
-
투표진행중 2024-11-18 종료
경기도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역점사업이자 도민들의 관심이 집중돼 온 경기국제공항 건설 후보지를 '화성시·평택시·이천시'로 발표했습니다. 어디에 건설되길 바라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