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산단 항공사진1
인천 강화도 강화일반산업단지 전경. 강 너머로 북녘 땅이 바라다보인다. /인천상공회의소 제공

송도서 제2외곽순환 타고 '1시간'
'인근지역의 절반' 파격적 분양가
아직 입주 초기 편의시설은 부족
서해평화협력지대 최적 입지조건


시간을 재봤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제2외곽순환도로(인천~김포 구간)를 타고 딱 1시간 만에 주파했다. '인천의 남북을 잇는' 이 도로가 올해 개통하기 전까지는 꿈도 못 꿨을 일이다.

29일 오전 11시30분께 도착한 강화일반산업단지(이하 강화산단). 강화산단은 인천 강화군 강화읍 옥림리·월곳리 일대에 46만여㎡ 규모로 조성됐다. 인천상공회의소와 현대엔지니어링(주)가 공동 출자한 인천상공강화산단(주)가 국내 최초로 민간개발 방식을 적용한 산업단지다.

강화산단은 현재 65개 기업이 관리기관인 인천시와 입주 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최근 16곳이 공장을 가동(공장 등록 완료)하고 있다. 또 10여 개의 공장이 지어지고 있다. 대기업 군에 속하는 풍산특수금속(주)는 지난주에 기공식을 했다고 한다.

지난해 1월 강화산단에 입주해 최초로 공장 가동을 시작한 '시스템 파티션'(칸막이) 전문 기업인 (주)혜덕의 배상윤(58) 대표를 만났다. 그는 강화산단 입주기업들의 협의체 역할을 할 강화일반산업단지관리공단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김포에서 작은 공장 2개를 운영했다가 설비를 통합해 강화산단으로 이전했다는 배 대표는 "무엇보다 공장 부지가 저렴해 이곳을 택했다"며 "생산이 안정되고 매출도 신장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강화산단은 조성원가 수준인 3.3㎡당 약 120만 원대의 파격적인 분양가를 자랑한다. 반경 10~20㎞ 안에 있는 수도권 주요 산업단지 검단산단, 김포학운산단, 김포양촌산단 분양가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강화산단은 입주 초기여서 아직 편의시설이 부족한 상황이다. 최근 한 민간사업자가 강화산단 내 지원시설 7개 필지(9천423.5㎡)를 분양받았다. 앞으로 1~2년 안에 오피스텔, 생활편의시설(은행·식당·마트 등), 어린이집 등이 잇따라 들어설 예정이다.

배 대표는 "젊은이들이 도시로 빠져나가다 보니 강화도에서 일할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지만, 그래도 현지 주민 몇 명을 신규로 채용했다"며 "강화산단에서 일할 젊은 부부 직원들을 위해서라도 유치원 등의 지원시설이 하루빨리 운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화산단이 들어선 이 일대는 해병대가 관할하는 민간인 통제구역이었다고 한다.

인천상공회의소 강화사업소 강석철 부장은 "상수도와 하수종말처리장(공장 오·폐수 등), 주 진입로 등 기간 시설이 내년 상반기 중 마무리된다"면서 "북한 접경지역이란 특성상 최근 분양 계약을 마친 지원시설 용지 지하에는 주차장을 겸한 대피소(방공시설)가 조성된다"고 귀띔했다.

강화산단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지역대표 공약인 '서해평화협력지대'를 조성하는 데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춘 산단으로 주목받기도 한다. 서해평화협력지대는 남한의 자본·기술과 북한의 노동력을 결합해 인천, 개성, 해주 등을 잇는 황해권 경제벨트를 만드는 내용이다.

"남북 민간 교류 확대 등을 염두에 두고 강화산단에 자리를 잡은 것"이라는 배 대표는 "저기 강 건너서 보이는 곳이 북한 땅이다. 처음 여기 공장 부지를 계약할 당시만 해도 개성공단이 잘 돌아갈 때다"며 남북 관계가 조속히 원만해지기를 바랐다.

강화산단은 제2외곽순환도로 인천~김포 구간 개통에 이어 오는 2020년까지 서울~강화 간 고속도로도 놓이는 등 교통 여건이 대폭 개선된다. 김포약암로(해안도로, 거첨도~약암리) 4차선 도로 확장도 2020년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인천국제공항, 인천항 등을 이용하기 편리할 뿐만 아니라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는 것이다. 현재 강화산단에는 4~7개의 공장과 1개의 주차장 등을 지을 수 있는 부지만 남아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