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가 그를 sick puppy(병든 강아지)라고 했나. 2017년 오늘 그는 단연 세계 영향력 1위 인물 아닌가. 트럼프와 시진핑, 푸틴 '저리 가라'다. 세계 최강국 미국을 향해 계속 미사일을 쏴대며 한판 붙자는 미치광이가 '위대한 김정은 동지' 말고 누가 또 있나. 미사일(missile)은 '날아가는 무기'를, 로켓(rocket)은 '분사식 엔진'으로 뜻이 확 다르건만 북한에선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대륙간탄도로케트'라 부르고 형님나라 중국에선 '주제탄도도탄(洲際彈道導彈)'이다. 어쨌든 김정은이 두 달 반 만에 마침내 워싱턴까지 때릴 수 있는 1만3천㎞의 대륙간탄도로케트(화성15호)를 지난 29일 쏴 올려 미국을 위협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처리한다(we will handle)'고 했고 곧장 열린 유엔안보리에서 헤일리(Haley) 유엔 미 대사는 '전쟁이 나면 북 정권은 철저히 파괴될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런데 김정은을 중국의 세계 패권전략의 전위무사쯤으로 여기는 시진핑은 세계 최대 정당(당원 8천700만)인 중국공산당 총서기(국가주석)다. 지난 1일 세계 120개국 정당 대표들을 베이징에 불러 모은 세계정당지도자대회 개막식 연설에서 그는 단호하고 위엄 있게 강조했다. "안전상의 위협이 나날이 증가, 복잡해지지만 무력을 망신(妄信:왕신)하는 건 좋지 않다"고. 妄信이란 무턱대고 믿고 망령되게 믿는다는 뜻이다. 누가 그렇다는 건가. 트럼프를 두고 한 소리다. '전쟁이 나면 북한 정권을 철저히 파괴하겠다'는 헤일리 유엔 미 대사의 말도 염두에 두고 한 말일 게다. 중국 공산당 매체들은 '미국이 지난달 조선을 테러지원국으로 재 지정하자 서둘러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북한 편을 들었고 라브로프(Lavrov) 러시아 외상도 '조선 압박은 실효가 없다'고 반대했다.
한반도 전쟁은 나는가. 페리(Perry) 전 미 국방장관(클린턴정권 때)이 지난달 16일 일본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1994년 YS 때의 한반도 위기를 회고했다. "그 때도 미 순항 미사일로 영변 핵시설을 파괴하자는 계획을 세웠었다. 그러나 반격 피해를 분석한 결과 포기했다. 더구나 핵무기를 가진 현재는 말할 것도 없다"고. 전쟁 가능성은 없다는 거다. 그렇길 바란다만….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