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공통점은 모두 유일신을 믿는 종교라는 것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구약성경'이라 부르는 히브리 성경이 세 종교의 근간이 된다. 종교의 이름은 각각 다르지만 사실 세 종교가 주장하는 유일신은 모두 같은 신(神)이다.
히브리 성경에는 신의 이름이 'YHWH'라는 네 개의 자음으로 기록돼 있다. 하지만 유대인들은 성경을 읽다가 'YHWH'라는 부분이 나오면 이를 발음하지 않고, 대신 '아도나이(나의 주님)'라고 읽는다. 기독교에서는 'YHWH'를 '야훼' 혹은 '여호와'라 부르고 특히 한국 기독교에서는 신의 이름을 '하나님(개신교)', '하느님(가톨릭)'이라고 부른다. 이슬람교에서는 이 신을 '알라(Allah)'라고 부르는데 이는 al이라는 관사와 Illah(신)의 합성어다.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바로 예수에 대한 관점 차이다. 유대교와 이슬람교는 예수를 신의 아들로 보지 않고 선지자 중의 한사람으로 본다. 반면 기독교에서는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로 생각하는 동시에 삼위일체, 즉 '하나님=예수님=성령'이라고 간주한다. 그리고 유대교는 예수를 메시아라고 믿지 않는 반면, 기독교는 예수가 구세주라고 믿는다. 이슬람교는 예수도 하나의 예언자일 뿐이며 무함마드를 최후의, 가장 위대한 예언자로 생각한다. 이렇게 종교의 뿌리가 사실상 같기 때문에 세 종교 모두 '예루살렘'을 성지로 여긴다. 이곳에는 유대인들이 세운 성전의 잔해인 '통곡의 벽', 예수가 묻히고 부활했다는 곳에 만들어진 '성묘교회', 무함마드가 승천했다는 '바위돔사원'이 모두 존재한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하고, 미국 대사관 이전을 지시했다. 이는 지난해 대선 당시 트럼프의 공약사항이었으며, 트럼프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유대인이고, 딸 이방카는 유대교로 개종한 바 있다. 문제는 현재 예루살렘이 국제법상 어느 국가에도 속하지 않는 도시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서로 예루살렘을 자신들의 수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하나의 신을 놓고 '나만 옳고 너희는 틀렸다'는 인간의 해석 때문에 벌어지는 중동지역의 위기는 앞으로도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선회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