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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14일 배다리 헌책방 골목 일대에서 열린 '제1회 인천 독립출판·동네책방' 축제 참가자들. /책방 '나비날다' 제공

올해 헌책방골목서 첫 축제
7곳 점주·작가 한자리 모여

대형서점은 넘기 힘든 문턱
다양한 출판물 통해 '소통'
"일반인 책과 친해지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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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인천 동구 배다리 헌책방 골목 일대에서는 '제1회 인천 독립출판·동네책방' 축제가 열렸다.

인천에서 처음으로 대규모로 열린 독립출판 관련 축제로 지역에서 활동하는 독립출판물 제작자·작가와 독립서점·동네책방 운영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나비날다(동구)·홍예서림(중구)·북극서점(부평구)·동네책방 산책(계양구)·말앤북스(남동구)·세종문고(연수구)·국자와주걱(강화군) 등 인천 7개 책방과 인천을 중요 기반으로 활동하는 20여명의 작가들이 나왔다.

독립출판물이란 상업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내용을 주제로 작가 개인이 기획해 완성하는 저작물을 말한다.

기존 출판사를 이용하면 상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분량이나 내용, 형식 등에서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반면 독립출판은 그런 점에 얽매이지 않아 자유롭다. 작가에게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내가 하고 싶은 만큼 할 수 있는 것"이 독립출판의 장점이자 매력이라고 한다.

독립출판이라는 형식을 통해 작품을 발표하는 작가와 동네서점이 모여 축제를 열 수 있을 정도로 독립출판과 독립서점은 이제 지역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영역이 됐다.

독립출판물은 축제나 벼룩시장 같은 장터나 독립서점, 이들을 취급하는 독립서점 등에서 판매돼 독자와 만난다.

인천에도 독립출판물을 판매하는 책방이 하나 둘 늘고 있는데, 창작자들은 이들 책방이 더없이 소중한 소통의 플랫폼이라고 입을 모은다.

2015년과 2016년 두 차례의 출판경험이 있는 김용호(28)작가는 "대형서점이나 기존의 서점들이 서로 비슷비슷한 책을 준비해 놓고 베스트셀러 위주로 판매하고 있어 독립출판물 작가들이 넘기 힘든 문턱"이라며 "동네 독립서점은 작가들에게 소중한 소통의 창구"라고 말했다.

동네 책방은 책만 파는 곳이 아니다. 그는 또 "동네 책방에서 책에 대한 피드백도 얻고 자연스레 독자와 이야기도 나누게 된다"며 "옛날 마을 어귀에 있는 정자나, 빨래터 같은 소중한 소통의 장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르도 주제도 다양한 책을 다루는 독립서점은 창작의욕을 북돋우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독립출판 그림책인 '고슴도치라도 괜찮아'의 고지현(28)작가는 3년전 서울에서 처음 독립서점과 접하고 창작자로 활동하게 됐다고 한다.

고 작가는 "다양한 독립출판물을 보며 나도 창작자가 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고, 출판이 주요 작품발표 수단이 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어마어마한 장서로 손님을 압도하는 대형서점과 달리 독립서점·동네책방이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도 책을 보게 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제가 다양한 책과 접하며 창작자가 될 욕심을 키우게 된 것처럼, 일반인이 동네 책방에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다양한 독립출판물과 접하며 책과 친해지게 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며 "독립서점이나 동네책방을 활성화하는 정책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이 기사는 경인일보와 인천문화재단이 협력해 진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