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책 깊은 관심 가져야
기술강국 재정립·4차 산업혁명
기회 놓치면 산업경제 앞날 험난
국가 R&D에 대한 과감한 투자
산업기술보호 정책 강화 필수
만약 우리가 잘 알고 있는 Made in China라고 표기 되었다면. 아마도 구입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 역시 편견이 아닐까. 언젠가부터 우리들의 인식 속에 중국에 대한 특이한 잣대가 자리 잡고 있다. 사드나 북핵문제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있는 그대로 중국을 바라보지 않는다. 우리나라보다 못한 것을 찾아내거나 가공된 뉴스를 토대로 비하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을 직시해보면 제조와 과학기술 강국을 향한 중국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중국은 2025년까지 제조업의 기술을 독일 수준으로 따라잡는다는 목표를 추진 중이다. 그렇다면 사드와 북핵문제의 해결 이후. 우리는 무엇으로 경쟁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과학기술의 현황을 보면 그러한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미국 독주에서 미·중의 시대로 돌입한 것이다.
2017년 9월 '중국과학원 문헌정보센터'의 발표에 따르면 SCI 논문수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했다. 중국의 SCI수록 논문 수는 62만 2천편(2007~2011)에서 124만5천편(2012~2016)으로 증가했다. 우리나라는 2013년 기준 세계 12위(5만1천51편)이다. 최근 일본 문부과학성의 '과학기술진흥기구'는 기술혁신의 원천이 되는 과학논문 중 '컴퓨터, 수학, 화학, 재료 과학' 분야에서 중국이 1위라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
그 바탕에는 예산지원과 인력양성이 있다. 2014년 중국은 연구투자비로 380조원을 투자했다. 180조원의 일본을 앞지르고, 미국의 460조원에 육박한다. 안후이성에 12조원을 들여 설립되는 '양자기술연구개발센터'는 모든 암호의 1초 내 해독과 3개월간 잠행할 수 있는 스텔스 잠수함 건조를 목표로 하고 있다. 60억 달러를 투자하는 세계 최대의 가속기는 힉스입자를 발견한 강입자가속기(LHC)보다 2배나 크다. 중국은 첨단 과학 기술력의 성과로 7천62m의 잠수에 성공한 유인잠수 조사선 등을 내세우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국책연구기관과 기업의 연구센터 그리고 대학에서 그 길을 찾아야 한다. 올해 실시된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 주관의 연구보안과 산업기술보호 교육에 참여하였다. KIST, 국가핵융합연구소,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재료연구소, 한국기계연구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극지연구소, 한국해양대학 등. 그리고 방위산업기술보호를 위해 한국방위산업진흥회와 방위사업청이 주관한 교육에도 참여하였다. 현장에서 만난 연구원들이나 임직원들의 역량과 열정 그리고 성과들은 매우 높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기술보호의 대상은 국가핵심기술 61개, 방위산업기술 141개 그리고 산업기술 4천개 내외다. 그러나 세계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보안과제 이외에 그 전단계로서 핵심과제 영역을 새롭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 기본과제를 통해 축적된 연구 데이터와 기술을 바탕으로 핵심과제로 확대하고, 이를 보안과제가 되도록 해야 한다. 세계와 맞서려면 기술보호 대상의 바탕이 되는 보안과제를 10배 이상으로 확대하는 과학정책과 예산지원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금주에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 사드와 북핵문제 해결이 일차적 과제다. 그러나 중국이 주도하는 과학기술정책에도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PRC가 KOREA의 과학기술을 추월했기 때문이다. 만약 기술 강국으로의 재정립과 4차 산업혁명의 기회를 놓친다면 우리 산업경제의 앞날은 매우 험난하다. 국가R&D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산업기술보호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세계적인 기술이 없다면 새로운 일자리도 복지도 없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때다.
/김민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