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佛 여류 화가 마리 로랑생
피카소등과 교감 당대 최고 예술가
내년 3월11일까지 국내 첫 회고전
직관 중시 특유 따스한 시선 감상
하지만 누군가의 연인으로 소개되기엔, 20세기 최고의 화가 파블로 피카소와 영감을 주고 받을만큼 당대 최고의 화가였던 그의 작품이 찬란하다. 그래서 국내 최초로 열리는 이번 회고전이 더 의미있다.
예술의전당은 '마리로랑생전-색채의 황홀'전을 개최한다. 색채의 황홀이라는 전시의 제목처럼 마리로랑생(1883~1956)은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색채를 바탕으로 독창성을 띤 당대 유일의 여류 화가였다.
세계 미술사에선 색채의 마술사로 불리는 '마크 샤걀'과 함께 색채를 가장 아름답게 표현하는 작가로 손꼽힌다.
특히 마리로랑생은 작품에 지나친 지적 관념을 대입하는 것을 거부했다.
파블로 피카소, 조지스 블라크, 앙리 루소 등 당시 유럽에 거세게 불던 야수파와 큐비즘 작가들과 활발하게 교류하며 영향을 받았지만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해냈으며, 서양 미술사에선 남성의 시각에서 탈피해 여성의 눈으로 대상성을 포착한 최초의 화가로 평가받는다.
전시는 회고전 형식으로 진행된다. 1부 '청춘시대'와 2부 '열애시대', 3부 '망명시대', 4부 '열정의 시대', 5부 '콜라보레이션' 섹션으로 나뉜다.
그의 청춘시대는 여성화가가 드물던 100여년 전 입체파의 창시자로 불린 조르주 브라크에게 인정받고 화가의 길로 들어서 파블로 피카소, 막스 자코브 등 당대 화가들과 교류를 시작한 시기다. 이 시기의 작품으로 자신이 직접 그린 파블로 피카소의 초상화와 자화상 등이 소개됐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이 시는 세계적 샹송 가수 이베뜨 지로와 레오 페레 등이 불러 더욱 유명해졌다. 강렬한 사랑에 빠진 시기이기도 했지만 당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뮤즈로 꼽힐 만큼 예술적 역량을 발휘하던 이 시기의 작품들은 입체파와 야수파의 영향을 받으면서 고유의 색채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마리로랑생은 유화 뿐 아니라 수채화, 일러스트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예술장르를 넘나들었다.
후기에 이르러 북 일러스트 작가로도 활발히 활동했고 의상 디자인 등도 거침없이 해냈다. 앙드레 지드의 '사랑의 시도', 알렉산더 뒤마의 '춘희', 루이스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의 북 커버와 일러스트를 그리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한 시대를 풍미한 여류 화가이자 당대 최고의 예술가였던 마리 로랑생의 작품을 만끽할 수 있다. 전시는 내년 3월 11일까지 계속된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사진/예술의전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