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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환자 '다학제 진료' 로 다른 병원과 차별화
전국 최초 도입 '왓슨' 적합한 치료법 설계
국가 암검진 수행기관… 수검률 향상 최선


폐암 조기 발견 방안의 하나로 정부는 폐암 검진시범사업을 올해 처음 시작했고, 전국 14개 의료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인천에서는 가천대 길병원이 유일하게 이 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20대 초반에 담배를 배워 45년 이상 하루 한갑 이상 흡연한 김모(69·인천 남구 주안동) 씨. 지난 8월 건강검진을 받으러 간 가천대 길병원 국민검진센터에 '폐암 검진시범사업' 포스터를 보고 폐암 검진에 나섰다. 무료로 CT를 찍어준다는 말에 무심코 나선 저선량 CT 검사 결과 '폐암 3기' 판정을 받았다.

다행히 혈관과 조직을 연결하는 림프로 전이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는 지난 10월까지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김 씨는 "수십 년 흡연을 하고서도 건강에 자신이 있었던 모습이 후회스러웠고, 더 늦기 전에 발견해 치료받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폐암 다학제 진료
가천대 길병원이 다른 병원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 다학제 진료 활성화다. 사진은 폐암 환자 치료법을 도출하기 위해 관련 분야 의료진이 모여 논의하는 모습. /가천대 길병원 제공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 사는 오모(62)씨도 40년 이상 담배를 피운 애연가였다. 지난 달 길병원에서 건강 검진을 받던 중 간호사 권유로 폐암 검진을 받았고, 암이 의심된다는 의료진 판단에 따라 조직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의 국가 암검진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4월 시범 사업으로 시작된 폐암 검진 사업이 암 조기 발견·치료의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시범 사업을 시작하고 지난 달 10일까지 폐암 검진을 받은 3천112명 중 2천468명의 검진이 완료됐고, 이 가운데 폐암 의심 환자가 147명, 폐암 확진자가 8명 나왔다.

폐암은 국내 암종 중 사망률 1위지만, 조기 발견율은 22.2%로 위암(62.2%), 유방암(58.6%)에 크게 못 미치고 대장암(36.1%)보다도 10%p 이상 낮다. 폐암은 자각 증상도 거의 없다. 조기에 발견했을 때 5년 생존율이 70%이지만, 평균 생존율은 23.5%에 불과하다.

가천대 길병원 암센터
가천대 길병원 암센터 전경.
가천대 길병원에서 폐암 진단을 받은 환자는 다학제 진료를 통해 치료 방법을 설계한다. 폐암은 암의 진행 단계, 발병 위치 등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치료법이 다양하다.

다학제 진료에서 내과, 외과, 방사선종양학과 의료진은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진료 방법을 찾는다. 가천대 병원이 전국에서 처음 도입한 인공지능 왓슨을 통해서도 폐암 치료법 설계가 가능하다.

가천대 길병원 인천지역암센터는 폐암 검진 외에도 암관리법에 따른 국가 암검진 사업 수행 기관이기도 하다. 국가 암검진 사업은 정부가 사망 원인 1위인 암을 조기에 발견, 치료를 유도할 목적으로 지난 1999년 의료급여 수급권자를 대상으로 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 3종부터 시작했다.

간암은 2003년, 대장암은 2004년 국가 암검진에 포함됐다. 사업 시행 초기 의료급여 수급권자를 대상으로 했지만 점차 대상을 확대해 지금은 수급권자뿐 아니라 건강보험가입자 하위 50%(보험료 부과 기준)까지 늘었다.

가천대 길병원 관계자는 "국가 암검진을 받는 것은 자기 자신은 물론 가족들의 안녕을 위해서도 필요한 의무"라고 강조하고 "암검진 수검률을 0.01%라도 더 올리기 위해 검진을 받지 않은 대상자들에게 연일 문자를 보내고 검진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 해 암검진 수검률은 49.2%였다. 인천은 전체 대상 인원 120만명 중 62만3천여명이 검진을 받아 51.5%의 수검률을 보였다.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