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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영어사전 딕셔너리 닷컴의 '올해의 단어'는 complicit로 공범 공모 연루를 뜻한다. 작년엔 외국인 혐오증인 xenophobia였다. 작년도 올해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제일주의'와 백악관 인사의 러시아 정보기관 관련성 등을 꼬집은 것이었지만 중국의 올해 국제 분야 한자는 '朝核(북핵)'이다. 조선(북한)의 6차 핵실험과 여러 차례 미사일 발사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초래했고 한반도가 출구 없는 블랙홀에 빠진 것 같다는 게 선정 이유다. 한·미·일을 비롯한 유엔의 '올해의 단어' 역시 '북핵'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 단체인 핵무기폐기국제운동 ICAN(International Campaign to Abolish Nuclear Weapons) 사무총장 베아트리스 핀은 11일 노르웨이 오슬로 수상식 연설에서 상징적인, 그러나 섬뜩한 경고성 발언을 했다. '사소한 짜증 한 번이 자칫 핵전쟁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였다.

베아트리스, 그녀는 덧붙였다. '말 폭탄을 주고받는 트럼프와 김정은, 그 어느 쪽의 짜증과 오판이 핵전쟁을 불러 수백만의 목숨을 앗을 수 있다'고. 북핵이든 조핵이든 역시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북한은 '전쟁 불사, 핵 포기는 없다'는 것이고 중국은 핵전쟁 위험의 유일한 출구 조건으로 '쌍중단(雙中斷:쐉중뚜안)'을 제시했다. 조선의 도발과 한·미 군사훈련을 동시에 중단하라는 거다. 핵 개발을 '중단하라'고 했지 버리라는 소리가 아니다. 결국 조선의 핵 보유를 인정, 한·미 군사훈련을 집어치우라는 뜻이다. 한편 북한 외무성은 지난 7일 '미국과 남조선이 합동군사훈련을 멈추지 않고 선제공격을 암시하는 한 조선반도 전쟁은 불가피하고 미국은 엄청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의 왕이(王毅) 외교부장도 '미국의 무력행사는 절대로 용인할 수 없다'며 북한 편을 들었다.

대북 제재 역시 복잡하다. '중국을 비롯해 독일 프랑스 등 49개국이 대북 제재를 위반했고 몽골 쿠바 모잠비크 탄자니아 이란 스리랑카 미얀마 시리아 등 13개국이 북한 인민군과 관계를 갖고 있다'는 게 지난 7일 CNN 뉴스였다. 아무튼 한국은 트럼프와 김정은이 제발 짜증내고 화내시지 않기만을 바라야 하나?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