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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경기 남부지역의 아침 최저기온은 대부분 영하 10도를 밑돌았다. 한파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용인 영하 16.1도, 광주 영하 15.7도, 이천 영하 15.5도, 안성 영하 15.2도, 수원 영하 11.3도 등을 기록했다.

이처럼 매우 추운 날씨에 자주 등장하는 말이 '동장군(冬將軍)'이다. '동장군이 맹위를 떨친다'는 게 대표적이다. '동장군 축제'를 개최하는 지자체도 있다. 동장군은 어떤 연유로, 언제부터 쓰였을까.

1812년 추위 때문에 러시아 군대에 프랑스 군대가 패했다. 이 겨울 추위를 두고 영국 기자가 한 말 'general frost'를 일본이 '후유쇼군(ふゆしょうぐん·동장군)'으로 표현했다. 일본국어사전 '다이지센(大辭泉)'에는 '모스크바를 정복(원정)하러 간 나폴레옹이 겨울 혹한과 눈으로 실패한 데서 유래한 말로 겨울 혹한을 이르는 말. 심한 겨울 추위 그 자체'라고 돼 있다. 일본은 통상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면 동장군이라는 표현을 쓴다. 이를 우리가 들여다 쓰고 있는 것이다. 국내 언론에서 '동장군'이 나온 기사로는 1948년 10월 15일자 동아일보에 '동장군(冬將軍)이 문 앞에, 2주간(二週日) 빠른 서울의 냉기(冷氣)'라는 게 가장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강추위를 뜻하는 다른 말로는 혹한(酷寒)이 있다. 한국세시풍속사전에는 '혹(酷)은 혹독하다는 뜻이고 혹한(酷寒)은 몹시 추운 달이라는 뜻으로 음력 12월을 달리 부르는 말. 극한(極寒), 호한(호寒)이라고도 한다'고 했다. 조선 사대부들은 한시(漢詩)를 지으면서 강추위를 뜻하는 말로 현명(玄冥)이라는 표현을 썼다. 겨울·북방 대음(大陰)의 신으로, 두보(杜甫)의 시 '전고한행(前苦寒行)'에 나온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동장군(冬將軍) : 겨울 장군이라는 뜻으로, 혹독한 겨울 추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는 설명이 달려있다. 이 말의 유래가 무엇인지 등은 전혀 언급돼 있지 않다.

동장군이 일본에서 유래된 말이라고 해서 쓰지 말자는 게 아니다. 이미 우리말화된 말이다. 그래도 그 유래와 뜻은 정확히 알고 썼으면 한다.

/홍정표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