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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 밀려 사람들이 떠나는 마을, 그 마을에 마지막으로 단 한 명의 아이만 남는다면 어떤 친구와 놀아야 할까. 어떤 느낌으로 자신의 놀이터를 바라볼까.

신간 '언덕 위의 아루스'는 사람들이 떠난 마을에 남겨진 누군가의 '행복'을 쫓고 있다.

우리나라 1세대 종이모형 제작자인 장형순 작가는 지난 2010년 서울 문래동에서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던 중에 이 소설을 구상했다.

성인들에게는 '잃어버린 행복'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어린이에게는 '꿈과 희망'을 선사하고 싶었던 그는 사람들이 떠나는 마을 문래동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기억을 잃은 주인공 위드미드와 손녀딸 루알렌이 고향 마을에서 철무지개 관리자 아수르와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한 편의 동화처럼 진행된다.

위즈미드는 어릴 적 친구였던 거인 아루스와의 아름답고도 슬픈 기억을 떠올린다. 또 고향을 떠나 힘든 시기를 보냈던 자신보다 더 괴로운 시간을 보냈을 아루스를 생각하며 상념에 잠긴다.

장 작가는 "소설 어린왕자와 영화 ET처럼 어른과 어린이가 모두 즐길 수 있는 스토리, 일본 애니메이션의 대가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처럼 따뜻한 이미지가 담긴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며 "행복을 잃어버린 모든 분들께 이 책을 권하고 싶다"고 했다.

종이모형 제작자로 먼저 이름을 알린 만큼 자신의 특기를 살려 책 속에는 아기자기한 일러스트와 캐릭터 등을 함께 담아 누구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소설에 등장하는 아루스는 강철 거인이지만 따뜻한 느낌을 주고 있다.

장형순 작가는 어린이가 쉽게 읽을 수 있는 버전의 '언덕 위의 아루스'를 추가로 발간하고 아루스 캐릭터를 종이모형으로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