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은 얼굴의 이대목동병원장
17일 오후 서울 이대목동병원에서 정혜원 병원장(가운데)이 전날 오후 9시부터 11시까지 2시간 동안 이 병원 인큐베이터에 있던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진 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허리 숙여 사과하고 굳은 얼굴로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생아 4명이 갑작스럽게 사망한 사고와 관련, 이대목동병원 측이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대목동병원은 17일 오후 2시께 병원 대회의실에서 기자브리핑을 열고 유가족과 국민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 병원에서는 지난 16일 오후 9시 31분께부터 오후 10시 53분께까지 신생아 중환자실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던 신생아 4명이 순차적으로 응급조치를 받다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한수 병원홍보실장은 "신생아 중환자실에 있던 환아 4명이 동시 다발적으로 심정지가 유발 돼 사망하는 사건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이어 "사망한 신생아들이 입원한 사유는 모두 미숙아였다"며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투여 약물을 모두 수거해서 감식 중이고 사고원인에 대해서는 다각도로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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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전날 오후 9시부터 11시까지 2시간 동안 인큐베이터에 있던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진 사건이 발생한 서울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연합뉴스

브리핑에 앞서 정혜원 병원장은 사과문을 통해 "이번 사로로 유명을 달리한 4명의 아기와 유가족분들, 아기들의 예기치 않은 전원 조치로 불편과 고통을 겪고 계신 보호자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정 병원장은 이어 "현재 병원은 보건소, 경찰 등 관계기관과 함께 원인 파악 및 후속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매우 이례적인 불행한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가족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향후 관계 당국과 긴밀히 협조해 빠른 시일 안에 사태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병원장은 끝으로 " 다시 한 번 유가족, 병원 입원환자 여러분, 보호자 분들께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병원 측은 국과수의 부검 결과가 나오는대로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브리핑 현장에는 30대로 보이는 유족이 찾아와 "우선순위로 챙기는 대상이 언론사인지 유가족인지 묻고 싶다"며 "왜 유가족한테는 아무에게도 연락하지 않고 언론 브리핑을 하느냐"고 병원 관계자에게 따져 물었다.

이어 "앞으로 몇 달이 될지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유가족부터 챙기지 않고 언론 브리핑을 하는 것부터 어이가 없다"며 "유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브리핑을 먼저 해야 하는 것 아니냐. 병원 측은 사과 말만 내놓으면 다냐"라고 말했다.

이에 병원 측은 "이번 사태에 대해서 정말로 머리 숙여 사과한다"며 "언론 브리핑이라 유가족에게 연락이 안 간 것이고, 유가족을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