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의 '뼈아픈 혁신' 의지 반영
'박 前대통령 변호' 손범규 전의원
낙하산 공천 '잡음' 위원장 등 포함
복당파 지역구 '합격점' 논란일 듯
당사자 줄소송 등 거센 후폭풍 예상
자유한국당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인천 등 수도권 당협위원장 절반 가까이 교체한 것은 원외 조직 관리가 그만큼 허술했기 때문이다.
총 73곳의 선거구 가운데 30곳이 교체된 것은 역대 당무 감사는 물론 과거 공천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대폭 규모다. 따라서 내년 지방선거를 계기로 조직을 재정비해 야당으로 거듭나겠다는 당 지도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향후 조직·인물 쇄신작업에 관심이 쏠린다. ┃표참조
■ 당무 감사 의미와 전망
= 이번 당무 감사에 대해 한 주요 당직자는 "규모가 엄청나게 큰 것이지만 그 정도의 뼈 아픈 혁신이 없다면 당을 혁신할 수 없다는 홍준표 대표의 뜻이 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 전략기획부총장인 김명연 의원도 "계파에 의존해온 조직의 체계가 근본적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지역에서 뛰지 않고 계파에 의존하는 당협 위원장은 존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말까지 정책혁신과 당무 감사를 통한 조직 정비를 마무리하고 내년 3월까지 지방선거 공천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전략이다. 민심의 바로미터라 할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을 가장 핵심 지역으로 보고 교체 폭이 컸고, 이 자리를 메울 인사 영입이 순탄하게 이어질지 관심이다.
■ 눈길 끈 물갈이 대상자
= 무엇보다 이번 물갈이 대상엔 8선의 서청원 의원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30명 중 전직 의원 출신도 다소 있다. 이번 평가에서 영남권과 같은 1권역으로 평가된 성남시 분당을 당협 위원장인 전하진 전 의원의 자격이 박탈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 헌재 재판 때 변호사로 활약한 손범규(고양 갑) 전 의원도 낙제점을 받았다.
또 경남도지사 출마로 공석이 된 고양정의 김영선 전 의원과 함께 낙하산 공천을 받아 논란을 일으켰던 위원장과 사무실 없는 당협 위원장들도 포함돼 사필귀정이라는 주위의 평가를 받았다.
현역 기초단체장으론 강범석(서구갑) 인천 서구청장이 물갈이 대상에 포함됐고, 여주·양평을 맡은 김선교 양평군수와 안성 당협위원장인 황은성 안성시장은 커트라인 이상의 점수를 받아 대조를 보였다.
따라서 복당파인 박순자·김학용(이상 경기) 의원과 홍일표(인천 남구갑) 의원의 지역구인 안산 단원을(임이자 위원장) 과 안성(황은성 위원장), 인천 남구갑(이중효 위원장)은 합격점 이상을 받아 이들의 처리를 두고 또 한번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 후폭풍은 없을까
= 혁신에 방점을 둔 조치였지만 규모가 큰 만큼 당사자들의 줄소송 등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특히 파장이 클 수밖에 없는 현역 의원 당협 위원장 교체대상에 친박(친박근혜) 중진 의원들이 포함된 점도 당 내홍의 기폭제가 될 공산이 있다.
지도부는 이번 평가 결과를 둘러싼 당내 논란을 의식한 듯 '정량평가를 통한 객관적 당무 감사'였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비홍'(비홍준표) 진영에 '홍준표 사람 심기'라는 공세의 빌미를 줄 수도 있게 됐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