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바다는 이렇게 잠잠한데 먼바다 풍랑이라고 배를 안 띄우면 우리 섬사람들은 어떻게 살라는 것입니까."

인천 옹진군 자월면 대이작도 이장 김유호(50)씨는 지난 17일 인천항에서 이작도로 가는 배편을 기다리다가 분통을 터트렸다. 전날 풍랑으로 운항이 통제됐다가 날이 풀리는 기미가 보여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로 왔더니 또다시 운항을 통제한다는 것이었다.

육안으로 봐도 인천 앞바다는 잠잠한 상황. 그러나 인천항 여객선의 운항을 관리하는 운항통제실은 연평항로 등 먼바다의 파고가 높다는 이유로 이작항로(인천항~승봉도~자월도~대이작도~소이작도)의 오전 7시 50분 과 8시 30분 여객선 운항을 모두 통제했다.

며칠째 발이 묶인 상황에 다른 항로를 알아보니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에서 이작도로 가는 오전 9시 출발 차도선은 운항 대기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같은 이작도를 가는 배편이 인천항에서는 통제였고, 방아머리 선착장에서는 운항한다는 것이다.

김씨를 비롯한 이작도 주민들은 인천항에서 차량으로 1시간 거리인 방아머리 선착장으로 택시를 타고 급히 발길을 돌려 겨우 집으로 돌아갔다.

김씨는 "사람 골탕 먹이는 것도 아니고 인천항에서 대부도까지 4만원을 들여 택시를 타고 이동한 주민들도 있었다"며 "인천항 여객선과 대부도 차도선의 출발 시간이 고작 30분 차이인데 왜 통제기준이 다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자월면 주민들이 배편 때문에 고생하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인천항에서는 오전에 출항하는 여객선밖에 없어 주민들은 육지와 일일생활권이 불가능하다. 현재 옹진군에서 예산을 지원해 1주일에 한 번 오후 배를 띄우지만 12월은 비성수기라는 이유로 시행하지 않고 있다.

자월면 주민들은 이에 옹진군 등 관계기관에 안정적인 이동권 확보를 위한 민원을 제기하고 관계기관을 방문해 강력하게 항의했다.

옹진군 관계자는 "항로마다 불편함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예산을 들여 여객선 증회 운항을 계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