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은 하루하루를 가슴을 졸였지만 그래도 병원을 신뢰하고 인큐베이터에 아기를 맡겼다.
하지만 결과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죽음에 부검까지 받아야 하는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을 맞이했다.
이를 어떤 부모가 용납할 수 있을까.
이대목동병원을 다니고 있는 일부 임산부들이 큰 맘먹고 병원을 옮겼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병원은 지난해 결핵 간호사로 인해 2명의 신생아가 잠복결핵에 걸리고, 9월엔 생후 5개월 영아가 맞던 수액에서 벌레가 발견되기도 했다. 병원이 환자로부터 신뢰를 잃은 셈이다.
출산 및 육아경험을 공유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우리병원은 괜찮을까' 걱정을 하며 수십건의 글이 올라오는 등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동네 병원도 아닌 국내 유수의 대학병원에서 발생한 사건인 만큼 산모와 임신부의 불안감도 퍼지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엔 '신생아실 포비아'까지 나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 후 "신생아의 소장과 대장에서 가스팽창이 일어난 흔적을 육안 관찰로 확인했지만 사망 원인을 특정할 수 없다"고 1차 소견을 발표했다. 조직 현미경 검사 등 각종 검사 결과를 종합해야 정확한 사망 원인을 규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사고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 조그만 의혹도 없게,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자는 일벌백계해야 한다.
신생아 중환자실의 안전관리를 서둘러야 한다. 또 이번 사고를 계기로 고위험 산모·신생아 치료 시스템 등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부실한 의료체계로 신생아들이 숨지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해서는 안된다. 그래야만 숨진 신생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고 책임을 질 수 있다.
/이경진 사회부 차장 lk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