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급 위해 동사무소 방문
엄지손가락 '불일치' 판정에
가족들까지 신원 확인 소동
허술한 관리 민원인만 '분통'

인천의 한 동주민센터가 주민등록증을 발급할 때 수집하는 민원인의 지문을 허술하게 관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 연수구에 사는 A(20·여)씨는 지난달 21일 고등학교 때 발급받은 주민등록증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아 재발급을 위해 가까운 동 주민센터를 찾았다. A씨는 본인 확인을 위해 동 사무소 지문 인식기에 오른손 엄지 손가락을 갖다 댔지만 '불일치'라는 결과가 나왔다.

몇 번을 시도해도 주민등록상 지문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와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았던 연수구 옥련1동 주민센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옥련1동에서도 마찬가지로 지문이 일치하지 않아 A씨는 결국 주민등록증을 재발급받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A씨는 주민등록증을 처음 발급받은 2014년 옥련1동에서 열 손가락에 모두 검은색 잉크를 발라 지문을 찍어 등록했다.

이때 10개 손가락 지문은 전산화돼 경찰청 신원조회용으로 보내지고, 오른쪽 엄지 손가락 지문만 무인민원발급기나 인감증명 발급용으로 행정기관에 등록된다. 주민등록증 뒷면에 인쇄되는 지문도 오른쪽 엄지손가락이다. 하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A씨의 실제 지문과 동 주민센터가 등록한 지문이 일치하지 않았던 것이다.

A씨는 결국 가족들의 확인을 거쳐 본인임을 확인하고 손가락 지문을 다시 등록해 주민등록증을 재발급받을 수 있었다.

A씨는 "본인을 확인하는 지문이 제대로 등록되지 않았다면 만약 나쁜 일이 일어났을 때 내 신원 조회가 제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재발급을 하는 과정에서 뒤늦게라도 알게 돼 다행이지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다"고 말했다.

옥련1동 관계자는 "경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다른 사람의 지문과 뒤바뀐 것이 아니라 A씨의 다른 손가락 지문이 엄지 손가락으로 등록돼 지문 인식이 안 됐던 것 같다"며 "경찰청 신원조회용으로 보낸 열 손가락 지문은 A씨의 것임을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엄지 손가락 지문의 경우 주름이 많이 없거나 습진 등으로 형태가 바뀐 민원인들이 지문 인식기에서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가끔 있다"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