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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중인 바이올리니스트 김빛날윤미. /성정문화재단 제공

성악등 순수예술 84번째 무료연주
열정적 무대에 900명 학생들 '힐링'


19일 오후 구리 토평고등학교 대강당. 바깥은 영하의 쌀쌀한 날씨로 체감온도가 점점 내려가고 있었지만 이곳은 음악적 열정으로 한기를 녹여내고 있었다.

성정문화재단의 '제19회 성정청소년열린음악회'를 준비하는 아티스트들은 부족한 음향시설이지만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 마음으로 핫팩에 손을 녹여가며 끊임없이 자신의 소리와 연주를 모니터링했다.

관객인 토평고 900여명의 학생들은 공연 시작 전까지 여느 10대처럼 다소 부산한 모습을 보였지만 음악이 시작되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소프라노 이영숙과 테너 배은환, 바이올리니스트 김빛날윤미, 라온브라스 앙상블은 관객들의 집중에 화답하듯 최선의 무대를 펼쳤다. 이영숙은 관객 매너를 설명했고, 김빛날윤미는 행복에 대한 고민을 관객들과 나눴다. 라온브라스 앙상블도 자신이 연주하는 악기를 소개해 연주 이상의 내용으로 학생들과 만났다.

소프라노 이영숙은 "인터넷의 발달로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지만 오히려 음악 교육의 기회가 줄어들어 학생들이 순수예술로서의 음악이 주는 매력을 알지 못한다"면서 "오늘 만난 학생들 가운데 5~10명이라도 음악에 관심을 갖는 학생이 나온다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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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정문화재단 제공

올해 성정청소년열린음악회의 마지막 순서인 토평고 공연으로 재단은 84번째 무료순회 연주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재단은 경기도내에 문화적 기반이 열악했던 지난 1994년부터 학생들에게 순수 문화예술을 감상할 기회를 제공해오고 있다.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키워주겠다는 목표로 연주회를 진행해왔다. 지난 2002년 사스 질병 등으로 몇 해간 공연을 못하기도 했지만 학교와 학생들의 성원으로 공연이 이어져왔다.

수해가 나면서 다리가 끊어진 농촌 지역에서도, 피아노 한대 없는 학교에서도 공연을 펼쳤다. 이 공연을 보고 자신의 진로를 음악으로 정해 꾸준히 정진하며, 현재 활발한 활동을 하는 아티스트도 여럿 배출됐다.

김정자 재단 이사장은 "대중문화에 편중된 청소년들에게 잃어가고 있는 순수한 감성을 되살릴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며 "음악으로 소통하고 느끼며 하나가 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성정문화재단은 내년에도 희망하는 학교의 신청을 받아 '성정청소년열린음악회'와 '청소년과 함께하는 음악여행'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