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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 차장
'567명 지옥의 통학 길'. 경인일보가 지난 2월 8일 23면에 보도한 기사 제목이다.

기사 내용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1월 3일 올해 평준화 지역 일반고교 신입생 배정 결과를 발표했다. 배정 인원은 전체 6만4천422명으로, 수원·성남·안양·부천·고양·광명·안산·의정부·용인 등 9개 학군의 199개 일반고교에 이들을 추첨 방식으로 배정했다. 이 중 567명 학생은 원치 않는 마지막 지망으로 배정, 원거리 통학을 감수하고 있다. 지난해 455명보다 무려 112명이나 증가한 수치."몇 명 안되네" 라고 말할 수 있겠으나, 일부 학생들은 더 큰 문제에 직면했다. 실제 A 학생은 등교 시간 만 2시간가량 소요되는 학교에 배정됐다. 어쩔 수 없이 가족 모두가 인근 도시로 이사를 선택했다. '입학 전 전학'이라는 제도가 있기에 집 가까운 학교로 입학 전 전학을 했다. 원거리 배정원칙이 깨지면서 생긴 폐해였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신입생들 대부분은 초·중학교를 함께 다닌 터라 새로운 환경에 적응이 쉬웠지만 A 학생에겐 낯설었다. 결국 A 학생은 1학년 2학기 때 '전학'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또다시 '이사'를 선택했다.

하지만 이상한 배정원칙이 또 발목을 잡았다. 입학 전 전학한 터라, 전학 후 1년 미만인 학생은 최초 배정학교로 가야 했다. 학군이 다른 곳으로 이사했는데도 규정은 이상하게도 그랬다. 그마저도 감수(?)했지만 최초 배정학교 측과 협의 과정에서 입학은 불발됐다. 2시간가량 소요되는 통학이 문제였다. 2학년 1학기 때 전학을 다시 신청하기로 했다.

최초 배정학교로 전학을 신청한 터라 2학년 1학기가 아닌, 2학기 때나 전학 신청이 가능한 사실도 뒤늦게 알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학군이 다른 곳으로 이사해도 최초 배정학교로 전학해야 하는 웃지 못할 공교육의 '민낯'이다. 설령, 2학년 2학기 때 전학을 신청해도 일명 '뺑뺑이'로 학교를 배정받더라도 원거리 학교로 배정된다면 단순히 'A학생의 운'이라 말할 수 있을까. 공교육의 폐해를 없애는 것도 교육기관의 책무다.

/김영래 지역사회부(시흥)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