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공사안하고 방치
가림막 너머로 폐기물 수북
인근 주민 '악취' 진동 불만
토지주 "투기 못막아 포기"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한 상가 부지가 수년간 관리되지 않은 채 '쓰레기장'으로 변하면서 인근 주민들과 상인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21일 오후 2시 30분께 찾은 연수구 송도동 9의 24. 송도웰카운티 아파트 상가 단지에 위치한 이곳은 철제 가림막으로 내부가 가려져 있지만, 안을 들여다 보니 생활쓰레기와 건축폐기물이 곳곳에 나뒹굴고 있었다.
인도와 맞닿아 있는 곳에는 약 1m 높이의 쓰레기가 흉물처럼 쌓여 있었다. 플라스틱 야외 테이블과 빨래 바구니, 먹다 버린 음료수 캔 등 쓰레기 종류도 다양했다. 쓰레기더미 반대편에는 약 10m 길이의 석재 기둥 30여 개가 버려져 있기도 했다.
21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에 따르면 586㎡의 이 땅은 지난 2008년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근린생활시설 건축이 허가된 곳이다. 연수구의 A건설업체가 건축 허가를 신청했다. 2010년에는 착공 신고까지 이루어졌다. 하지만 건축허가이후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공사는 시작도 하지 못했다.
공사가 계속해서 미뤄지며 부지가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사이, 쓰레기만 점점 쌓여갔다. 이에 인근 아파트 주민들과 상인들은 미관상 보기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악취까지 난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10년 동안 웰카운티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는 이모(55·여)씨는 "이곳을 지날 때면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진다"며 "특히 여름에는 악취까지 심하게 나 길을 돌아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인근 상가에서 6년 동안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는 최모(64·여)씨는 "몇 년 전부터 쓰레기가 조금씩 쌓이더니 결국 이 지경이 됐다"며 "쓰레기가 쌓여 가는 동안 아무런 조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땅을 관리할 의무는 토지주이자 건축주인 A업체에 있다. 하지만 A업체 관계자는 "처음에는 쓰레기를 치우다가, 너무 많이 버려져서 결국 포기했다"며 "지나가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쓰레기를 버리는데 이걸 어떻게 막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연수구는 현장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연수구 관계자는 "사유지는 관리 주체인 토지주가 관리를 하는 것이 맞다"며 "일단 현장을 본 후 정도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