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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이란 성스런 경전(經典), 성인이 지은 성전(聖典)이다. 기독교 성경만이 아니다. 불교에선 널리 유통된 금강반야경(金剛般若經)을 비롯해 AD150년의 법화경(法華經), 원효의 열반경(涅槃經)은 물론 팔만대장경이 성경이고 공자의 논어 등 4서3경이 유교의 성경이다. 이슬람교의 코란(Koran), 조로아스터교의 아베스타(Avesta), 인도 바라문교의 베다(Veda)도 물론이다. 성탄절도 예수 탄생일뿐 아니라 모든 성인(聖人)의 탄신 탄일이 성탄절이다. 석가모니 성탄절은 음력 4월8일, 공자 성탄절은 음력 8월 27일(양력 9월 28일)이다. 유교에선 공자가 '지성선사(至聖先師)'다. 앞선 성인(先聖), 지덕(智德) 높은 최고 성인이다. 이슬람교도 창시자 마호메트 탄일이 성탄절이지만 수니파는 (이슬람력으로) 3월 12일, 시아파는 3월 17일이다. 그리스정교의 바실리우스, 라마교의 달라이라마, 조로아스터교의 조로아스터 생일도 성탄절이고….

성경 하면 기독교 바이블만 연상하고 달력엔 오늘만 '성탄절' 표시가 돼 있어 기독교가 '성경'과 '성탄절' 용어를 독점한 격이다. 서점엔 '불경과 성경'이라는 책도 있다. 불경도 불교 성경이건만…. 예수 성탄절이라면 역시 산타클로스다. 중국에선 산타클로스를 '성딴라오런(聖誕老人)'이라 불러 웃기고 청년들도 산타클로스 역할만 하면 꼼짝없이 노인이다. 산타클로스(Santa Claus)는 270년 소아시아(터키) 지방 파타라시에서 출생한 세인트(聖) 니콜라스 이름에서 유래했고 그는 자비심이 두터워 남몰래 선행을 많이 했다. 붉은 옷에 흰 수염은 1840년 독일 서부 팔츠(Pfalz) 주에서 출생한 정치풍자 만화가 토마스 나스트(Nast)가 처음 그렸고 1862~66년 주간지 '하퍼스 위클리(Harper's Weekly)'에 산타 할아버지 삽화를 연재했다.

눈이 안와 화이트 크리스마스도 못 되고 중국서 미세먼지만 몰려온다지만 그래도 예수 성탄절은 인류의 축일이다. 온 거리에 크리스마스트리가 장식되고 '흰 눈 사이로 썰매를 타고/ 달리는 기분 상쾌도 하다/ 종이 울려서 장단 맞추니…' 징글벨 노래가 넘쳐난다. 오늘만이라도 지상의 온갖 미움과 살기(殺氣) 독기의 먹구름이 걷히기를 예수님께 빈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