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기-인천 문학정보고교사'
조동기 인천 문학정보고 교사
인천광역시 연수구에 소재하는 청량산에서부터 인천 남동구 논현동까지 이어지는 큰도로 이름이 '청능대로'이다. 인천시 홈페이지의 지명 유래를 보면, 인천시 연수구 청학동에 있는 청량산 동북쪽 기슭에 자리잡은 '청릉마을'은 청량산 아래에 있었다는 무덤 '청릉(靑陵)' 때문이라고 하고, 이 '청릉마을'의 이름을 따서 '청릉로'라는 길이 생겼다고 한다.

하지만 도로 표지판에는 '청능로', '청능대로'라고 적혀 있다.

이 '청능'의 표기는 '靑陵'을 소리대로 적은 결과이니, 한글 맞춤법 중 '첫머리 이외의 경우에는 본음대로 적는다'는 두음법칙을 어긴 경우이다. '정릉(貞陵)', '홍릉(洪陵)', '강릉(江陵)'을 '정능', '홍능', '강능'이라고 적은 시대도 있지만 한글맞춤법이 정착되고, 교육 수준도 높아지면서 이제는 그렇게 적는 사람은 없다. 이렇게 '청능'이라고 적는 것은 인천시 '청라국제도시'의 '청라'가 [청나]라고 소리난다고 '청나국제도시'라고 쓰는 것과 마찬가지다.

더구나 이 잘못된 표기로 말미암아 이제는 거의 정착화 되어가는 도로명 주소에서도 영향을 주었다. 우편번호를 알기 위해 주소를 검색해 보면, '청릉대로'나 '청릉로'라고 검색하면 나오지 않고, '청능대로'나 '청능로'라고 해야 안내가 나온다. 잘못된 도로명 표기가 도로명 주소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맞춤법에 어긋난 도로명을 쓰고 말았다.

하루바삐 잘못된 도로표지판 '청능대로'가 '청릉대로'로 바르게 바뀌어야 할 것이며, 도로명 주소의 바른 정착을 위해서도 도로명 주소도 '청릉로'로 바뀌어야 할 것이며, 다행히 도로표지판에서의 '청릉' 로마자 표기는 고치지 않아도 되는 것에 위안을 삼으며, 도로명 주소도 늘 업데이트가 되고 있으니 시간이 지나면 바르게 정착되리라고 믿는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는 의정부시 '가능동'이 있다. 의정부시 홈페이지에 나온 '가능동' 명칭 유래를 보면, 가능동이라는 이름은 가좌리(佳座里)의 '가', 어릉리(魚陵里)의 '릉'에서 한 자씩 따온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가능리'라고 쓰고 있다. '청능'의 경우처럼 도로명으로 '가능로'가 존재하고 있고, 학교 이름으로도 '가능초등학교'가 있다.

'佳陵'을 '가릉'이라고 발음해야 하지만, 일반 대중들이 '가능'이라고 발음하더라도 '가릉'이라고 표기했어야 했다. 고양시의 '서오릉(西五陵)'이나, 경주시의 '대릉원(大陵園)'은 '서오릉', '대릉원'이라고 발음하고 표기하는데, 유독 의정부의 '가릉동(佳陵洞)'은 '가능동'이라고 발음할까. 추측하건대 일반 대화에서 사용하는 '가능(可能)', '가능성(可能性)'이라는 단어에 익숙하기에 '가능동'이라고 발음하지 않을까한다. 하지만 한자어의 우리말 표기법은 지켜져야 한다. 한자어에서 유래하여 우리말이 된 경우는 적지 않지만, 지명을 '佳陵'이라고 병기하는 이상 '가릉'이라고 표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의정부시가 이 '가능동'이 일반화 되었고, 돌이키기 어렵다면 한자 표기 '佳陵'을 포기하면 된다.

/조동기 인천 문학정보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