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컨테이너 부두는 부산항 자성대부두?'
지난해 인천항 연간 컨테이너 물동량이 300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를 돌파한 가운데, 아직도 대한민국 최초의 컨테이너 부두가 부산항 자성대부두로 잘못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열린 '부산항 연간 컨테이너 물동량 기념식'과 관련된 기사에서 대부분 언론은 "1978년 부산 북항에 우리나라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 자성대부두가 문을 연 지 39년 만에 연간 컨테이너 물동량 2천만TEU를 달성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 부두는 1974년 5월 문을 연 인천 내항 4부두로, 자성대부두보다 4년 빠른 1974년 개장했다. 1969년 9월 미국 물류업체 '시랜드'사와 내항 4부두를 운영하던 한진이 컨테이너 운송 계약을 체결하고 컨테이너 전용 부두를 건설했다.
인천항만공사가 2008년 펴낸 '인천항사'에도 '우리나라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부두가 1974년 5월 10일 인천항 선거(船渠)의 준공과 더불어 인천항 내항 4부두에 개장됐다'고 기록돼 있다.
이 책에 따르면 1976년 3월27일 내항 4부두에 컨테이너 크레인이 설치됐으며,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 통계에서도 1976년부터 컨테이너를 처리한 기록이 남아 있다. 당시 언론보도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1974년 10월 2일자 경향신문에는 '시랜드 컨테이너선이 지난 9월 30일부터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 선박인 SL선을 주 1회 인천에 정기 운항시키고 있다고 발표했다'라는 내용의 기사가 실렸다.
'우리나라 첫 컨테이너 부두'를 부산에 있는 자성대부두라고 기술해 온 민족문화대백과사전(한국학중앙연구원 편찬)도 경인일보 지적(2014년 3월26일자 1·3면 보도)에 따라 해당 내용을 수정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도 부산항 자성대부두를 국내 최초 컨테이너 전용 부두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잘못된 기록·기사 등에 대한 시정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데다, 아직도 자성대부두가 국내 최초라고 우기는 곳이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 홈페이지 '부산을 알고 싶어요' 코너에는 자성대부두가 국내 최초 컨테이너 부두로 나와 있다. 자성대부두 운영사인 한국허치슨터미널 측은 1978년 이전에도 벌크부두에서 컨테이너를 처리했지만, 컨테이너 화물만 전문적으로 처리한 곳은 자성대부두라고 주장하고 있다.
인천항만업계를 중심으로 잘못된 사실이 유포되는 것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항발전협의회 관계자는 "인천항 관련 종사자들이 인천항에 관심을 가졌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인천항의 역사 등 인천항에 관심을 더욱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아직도 '국내 첫 컨부두' 우기는 부산항
2014년 '인천항으로 정정' 불구
부산시, 잘못된 정보 홍보 여전
입력 2018-01-04 23:58
수정 2018-01-0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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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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