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가 세르비아 최대 관문공항인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니콜라-테슬라 공항'의 운영사업자 경쟁 입찰에 참여했다가 탈락했다. 이 공항운영권의 가치는 2조원(15억 유로) 규모로 추산돼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으며 치열한 수주전이 전개됐다.

인천공항은 12년 연속 세계공항서비스평가 1위 등 공항 운영 노하우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투자금 규모 등에서 밀려 고배를 마시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베오그라드 니콜라-테슬라(Belgrade's Nikola Tesla) 공항 운영사업자로 프랑스 뱅시(Vinci)가 선정됐다고 지난 6일 보도했다.

로이터는 세르비아 알렉산다르 부치치(Aleksandar Vucic)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해 "유럽에서 가장 큰 건설회사인 뱅시는 공항운영권과 관련해 5억100만유로(6천400여억원)를 제시했고, 공항 운영기간인 25년 동안 추가로 7억3천200만유로(9천400여억원)를 투자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세르비아 아나 브르나비치(Ana Brnabic) 총리는 "재정적(financial), 기술적(technical), 법적(legal) 기준에 따라 뱅시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브르나비치 총리가 25년간 공항 운영권의 가치를 15억 유로(2조원)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뱅시는 전 세계에서 35개 공항을 운영하고, 1억3천230만명(2016년 기준)의 여객을 처리하는 공항 분야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기업이다. 뱅시는 프랑스 건설분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공항, 도로 등 운영권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번 세르비아 공항 입찰에 터키의 건설사 야티림라(Yatirimlar ve isletme), 러시아 금융사 브이티비(VTB)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지만, 세르비아 정부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이번 입찰에는 한국의 인천공항공사 컨소시엄과 프랑스 뱅시 이외에 스위스 취리시(Zurich), 인도 지엠알(GMR) 등이 참여해 치열한 수주경쟁을 벌였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8월 정일영 사장이 직접 세르비아에서 조라나 미하일로비치 부총리(건설교통부 장관 겸임)를 만나는 등 강력한 사업 참여 의지를 피력해왔다.

지난해 12월에는 조현 외교부 2차관이 이끄는 한국 외교부 및 국토교통부 대표단이 세르비아 부치치 대통령을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면서 공항사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 의사도 전달했지만, 세르비아 정부는 프랑스의 손을 들어줬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