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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黑猫白猫)론' 주창자 덩샤오핑(鄧小平)이 국부 마오쩌둥(毛澤東)과 함께 중국 현대사의 양 거물이 된 이유는 바로 그의 경제 기적 창출이다. 덩이 중국 경제를 일으키기 위해 사회주의 계획경제로부터 시장경제로 전환한 건 1972년 그의 개혁개방 선언과 함께였고 '사회주의 시장경제'라는 말이 굳어진 건 1978년 그의 이른바 '남순강화(南巡講話)'부터였다. 그가 중국 남방 지역을 순회하며 '중국이 잘살려면 개혁개방이 필수'라고 역설, 촉구한 일련의 연설이 남순강화였다. 그로부터 중국의 시장경제는 연간 성장률 10%대의 비약적인 발전을 계속했고 침체됐다는 작년 성장률도 6.7%였다. 그런데 놀라운 건 사회주의 정치체제는 유지하되 경제만은 자유시장 경제로 전환했는데도 정·경 상충이 없다는 그 점이다.

또 하나 놀라운 건 덩의 비약적인 경제 발전 모델이 바로 박정희 대통령의 '한강의 기적'이었고 그가 존경한 인물도 박정희였다는 거다. 한강의 기적 연대(1961~79년)와 그의 개혁개방 남순강화 연대(1972~78년)도 일치한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의 경제 정책은 자유 시장경제 원리와는 괴리(乖離)가 심한 듯하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은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고 8일 또다시 강조했다. 동네 물가가 오르고 고용 인원이 감소하는 등 부작용이 있자 상가 임대료 등 부담을 낮추라고 했고 영세업체 최저임금 인상도 정부가 돕겠다는 거다. 정규직 전환도 반강제적이고 파리바게뜨 제빵사 5천여 명 정규직화도 고용노동부가 강제했다. 그건 정부가 기획, 통제하는 사회주의 계획경제 아닌가. 공무원 증원으로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것도 무리다. 1976년 사망한 마오는 덩의 시장경제 시책을 간섭하지 않았고 그래서 중국 경제의 기적은 가능했다.

들어봤을 게다. '카이사(Caesar→시저)의 것은 카이사에게'→'신의 것은 신에게 바치라'는 게 예수님 말씀이다. 정치는 정치가에게, 경제는 경제인과 자유시장 경제 원리에 맡기는 게 정상이다. 경제란 정권의 명령대로 움직이는 게 아니다. 정부가 할 일은 온갖 경제규제 철폐와 법인세 인하, 노동법 개혁 등이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