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고양 버금가는 IT산업 최적 조건
경기도·정부 아낌없는 정책 지원 절실
바야흐로 세계는 디지털 신기술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이 화두가 되는 시대이다. 그만큼 시대가 인간의 상상을 초월해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이는 곧 새로운 기술, 새로운 산업의 요구를 의미한다. 결재 수단인 핀테크(IT금융) 분야에서 기업가치가 500조원이 넘는 중국의 알리바바가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 지금 세계는 기술 1번지 미국 산타클라라의 실리콘밸리와 어촌지역이었으나 세계 첨단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 선전이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선전은 스마트폰 최대 판매량을 자랑하는 애플 아이폰의 위탁생산 업체인 폭스콘과 중국의 네이버로 통하는 텐센트,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 세계 1위 드론 기업이자 드론계의 애플로 통하는 DJI 등 유니콘 기업과 데카콘 기업(기업가치 10조 원 이상)들의 본산지로 세계 최대의 하드웨어 제조 전진기지이자 중국 개혁개방의 상징이기도 하다.
최근 호주 시드니 대학의 살바토레 베이본스 교수는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 실리콘밸리와 중국 선전이 산업적 융합에 나서고 있다"며 그 근거로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서 아이디어가 나오면 중국 선전에서 제품이 현실화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두 도시를 '캘리차이나'라고 부르자고 제안했다.
지난해 11월 구리시는 경기도가 주관하는 경기북부 제2차 테크노밸리를 유치 확정했다. 그동안 구리시는 과밀억제권역과 개발제한구역, 그리고 군사시설보호구역, 상수원보호구역 등 겹겹이 쌓인 중첩규제로 재산권 행사에서 불이익은 물론 변변한 산업단지 하나 유치할 수 없는 곳이었다.
마치 작은 어촌에 불과했던 중국 선전이 오늘날 첨단 제조 산업의 메카로 도약하였듯이 구리·남양주시가 각종 중첩 규제 등으로 소외되었던 지역이었기에 새로운 활력이 기대될 뿐만 아니라 IT산업의 최대 관점인 입지적 환경과 젊은 인재들의 원활한 접근성, 상상력이 현실이 되는 스타트업의 집중적인 지원책 등 판교, 고양에 버금가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점에서 한국형 '캘리차이나'를 연상케 한다.
문제는 화려한 파워 프로세스 만큼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로드맵이다. 여기에서 두 가지 질문을 던지게 된다. 이번 구리·남양주 테크노밸리 유치는 낙후된 경기북부지역의 동반성장 균형발전을 열망하는 시민의 뜻이 반영된 결과로 매우 현명한 선택을 한 경기도와 스마트정부를 표방하는 정부의 아낌없는 정책적 지원이 지자체의 역량 이상으로 절실하다는 점이다. 이어 혁신시대에 부합하는 탄력적인 규제 합리화 등등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관련 기관의 역할분담을 어떻게 조정하여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이는 곧 테크노밸리의 원석을 어떻게 세공해서 어떤 값진 보석의 가치로 만들 것인가에 대한 해답이기도 하다. 이러한 조건들이 현실화된다면 세계가 놀랄만한 경제성장을 이룬 저력의 DNA를 다시 한번 용솟음치게 할 것이다.
구리테크노밸리는 대한민국의 혁신산업을 창조하고 기술 하나로 평생 먹거리가 되는 성공을 위한 기회 공간이 되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신감으로 협업과 상생의 가치를 통한 플랫폼의 창업생태계가 4차 산업 혁명을 주도하는 한국형 '캘리차이나'가 꿈이 아닌 현실이 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백경현 구리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