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팀·대학 부름 못받은 14명
오전에 수업 오후엔 운동 병행


인천대학교 평생교육원 야구부가 최근 출범했다.

고교 때까지 선수로 활약했지만, 부상 등 사정으로 인해 기회를 얻지 못하며 프로 구단과 대학팀의 부름을 받지 못한 14명이 11일 현재 인천대 제물포캠퍼스 훈련장에서 몸을 만들고 있다.

평생교육원 야구부는 '학점은행제'를 기반으로 한다. 정해진 학점을 모두 채우면 특정 대학 학위 혹은 교육부장관이 수여하는 정식 학사학위가 주어지는 형태다. 운동과 학업 모두 고교 졸업 후 멈춰선 선수들이 학위취득 뿐만 아니라 야구도 계속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은 것이다.

지역 야구 명문고에서 투수로 활약하다 부상 등으로 인해 대학 진학에 실패했다가 인천대 평생교육원 야구부에 입단한 한 선수는 "나에게도 마지막 기회가 생겼다. 부상만 없다면 내 잠재력을 믿는다"면서 "좋은 기회가 주어진 만큼 명문대에 진학한 학생들보다 더 나은 실력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선수들은 인천대 평생교육원에서 마련하고 관리할 커리큘럼에 따라 오전에 수업을 듣고 오후에 운동을 하게 된다.

올해부터 곧바로 대회에도 나설 예정이지만, 기존 한국대학야구연맹에서 주최하는 리그와 대회에는 참여할 수 없다. 지난해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통합되면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가천대와 세종대 등을 클럽팀으로 등록시킨 바 있다.

이들팀들은 새롭게 발족한 한국대학야구협회에 가입돼 있으며, 인천대 평생교육원 야구부도 한국대학야구협회에 5번째 팀으로 가입해 경기를 벌일 예정이다. 한국대학야구협회에는 조만간 8개 팀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대 평생교육원 야구부를 이끄는 김종신 감독은 "이들에게는 기록이 필요하다. 기록이 없는데 스카우터들이 이들을 어떻게 평가한단 말인가"라며 "기록은 많은 경기를 뛰어야 만들어진다. 7~8개 팀이 창단되면 리그전을 통해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선수단은 20여명으로 구성될 예정으로, 현재 인원이 갖춰지지 않았고 날씨도 춥기 때문에 부상 방지를 위한 웨이트트레이닝 위주로 운동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면서 "쉬다 온 선수, 방황하다가 온 선수들도 있는데 올해는 선수들이 부상 없이 몸을 만드는 등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018년도 대입 야구 종목의 체육특기자 진학 상황을 보면 전국적으로 30% 이하의 선수들이 대학교 야구부로 진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졸 선수 중 프로 유니폼을 입는 선수는 100여명에 불과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