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부터 960·540·50여개
제때 항공기에 실리지 못해
불편 없었다던 공사 '들통'
원인분석도 항공사와 달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개장 첫날인 18일에 발생한 수하물 누락사태(1월19일자 인터넷판 보도)가 다음 날인 19일에도 재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19일 수하물 누락이 없었다고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발표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19일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출발한 대한항공 항공편에 제대로 실리지 않은 수하물이 54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일에도 수하물 50개 정도가 제때 항공기에 실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개장 첫날인 18일 960여 개보다는 누락 수하물이 줄어드는 추세지만, 여전히 많은 수하물이 제때 항공기에 실리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인천공항공사는 보도자료에서 누락 수하물이 없었다고 했다.
인천공항공사는 20일 오전과 오후 등 두 차례에 걸쳐 보도자료를 내고 "제2터미널 개장 둘째 날(19일)에 항공편은 오픈 당일보다 12편이 증가한 247편을, 총 여객은 5만 5천811명을 기록했는데도 개장 첫째 날과 같이 항공기 출발 전에 수하물을 탑재하지 못해 여행객이 불편을 겪은 사례는 없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수하물이 제대로 실리지 않은 사례가 발생한 게 사실이다. 공항공사에서 하나도 없었다고 한 이유는 모르겠다"고 했다.
인천공항공사가 면밀한 원인 분석 및 재발 방지책 마련보다는 사태 축소에만 급급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인천공항공사와 항공사는 수하물 누락 사태의 원인을 놓고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해왔다.
항공사 측은 ▲2터미널 위탁수하물 개장검색실 위치 변경 ▲수하물처리시스템(BHS) 오작동 ▲신규 보안업체 직원들의 미숙한 대응 등으로 개봉검색 대상과 '미분류' 수하물이 늘어 제때 항공기에 수하물을 탑재하기 어려운 상황이 왔다는 입장이다.
반면 인천공항공사는 "항공기 출발예정시간을 초과해 도착한 환승 수하물이 문제 수하물 적재대로 자동분류됐는데, 이를 지상조업사에서 원활히 처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항공업계 전문가는 "수하물 누락이 발생했다면 정확하게 사실관계를 공개하고, 본질적인 방지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제2터미널 운영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는 결과를 낳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2터미널 개장 후 3일간(18~20일) 이곳에서 처리된 수하물은 15만 개로 집계됐다. 21일 수하물 처리량은 5만 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됐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