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천시의 재정 문제가 선거전의 중요 이슈로 떠올랐다. 지난 2010년과 2014년 치러졌던 인천시장 선거에서 핵심 현안이었던 시의 부채 문제가 이번 선거에서 또다시 후보들 간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내 인천시장 유력 후보 중 1명인 박남춘 국회의원(인천시당 위원장)은 지난 19일 인천시교육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의정보고회에서 인천시의 부채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는데도 마치 '부자도시'가 된 것처럼 시민들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선 도전이 확실시 되는 자유한국당 소속 유정복 인천시장을 겨냥해 포문을 연 것이다.

박 의원은 "인천시가 지금 3조7천억원의 부채를 갚았다고 홍보하는데 현재 남아있는 시의 부채 규모는 10조원이 넘는다"며 "전국 2위 도시라 불리는 부산의 부채 규모 6조원과 비교했을 때 인천의 부채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정도 부채 감축은 누가 시장이 되더라도 할 수 있고 오히려 (부채 감축을) 더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인천시가 부산을 제치고 제2의 도시로 부상하고 있다는 유정복 시장의 주장과 관련해서도 "인천 사람들의 1인당 소득은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광주광역시에 이어 꼴찌에서 두 번째 수준"이라며 "지난해 인천 시민들의 가계 부채는 1천만원이나 늘었는데 이렇게 떠들고 다닌다"고 말했다.

유정복 인천시장도 이런 박남춘 의원의 공격에 즉각 대응했다.

유 시장은 21일 자신의 SNS에 "채무 3조7천억원 감축은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박남춘 의원의 발언은 인천시 공직자와 시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반박했다.

유정복 시장은 "정치적 이익만을 생각하면서 인천시 모든 공직자와 인천시민의 노력을 폄훼하는 분이 주민의 대표라는 것에 안타까움을 넘어 애처롭다"며 "(민주당 소속 송영길 전 시장 시절인) 민선 5기에 1조8천억원의 알토란같은 시민의 재산을 팔면서도 빚은 거꾸로 3조7천억원 늘려놓은 민주당의 시당 위원장으로 부끄럽지도 않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유 시장은 "인천시의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할 중앙 정치인(박남춘)이 당정 협의회를 하자고 할 때는 응하지도 않았다"며 (박남춘 의원이) 민선 6기 시정 성과를 깎아내리려고 거짓말 의정보고회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인천시당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인천시장 출마에만 정신이 팔린 박남춘 의원이 오로지 현 시장의 업적을 깎아내리려는 정치적 계산만 하고 있다"고 유 시장을 지원 사격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