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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선 평창동계올림픽을 '평창동오회(平昌冬奧會:핑창뚱아오후이)', 올림픽 관련 남북 차관급 회담도 '조한부부장급 동오공작회담(朝韓副部長級 冬奧工作會談)'이라고 했다. '韓朝'가 아닌 '朝韓'이고 '工作'도 한국에선 주로 나쁜 뜻이지만 중국에선 일, 업무가 工作(꿍쭈어)이다. 어쨌든 요새 인민일보와 CCTV 등 중국 언론은 매일 매시 평창올림픽 관련 남북대화 보도에 열성이다. 지난 17일 판문점 '평화의 집(和平之家)'에서 열린 차관 급 실무회담에 이어 현송월을 비롯한 조선예술연출고찰단(朝鮮藝術演出考察團) 등 동오공작조(冬奧工作組)가 방한 중(抵韓進行)이라고 했고 신년 초(新年伊始)부터 남북화해(朝韓破氷)에 접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신년 시작(伊始:이스)부터 남북이 경색 '얼음장을 깼다'는 거다.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共同組建 女子氷球隊) 또한 관심사였고 '랍랍대(拉拉隊:라라뚜이)'도 간다고 했다. 응원단이 '납납대'다.

여왕 대접을 받고 어제 북으로 돌아간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현송월(玄松月)은 기생 이름 같지만 섬뜩하다. '검은 솔에 걸린 달'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IOC가 3개 종목 선수 22명과 임원 24명 등 46명의 북한 선수단을 인준했고 북 선수 12명이 합류하는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한반도 기와 KOREA 국명의 공동입장, 아리랑 연주 등도 승인했다. 그런데 북한 로동신문은 연일 이번 남북 대화의 '남북 공조'를 강조했다. '남조선의 경제 악화 등으로 역대 최악의 썰렁한 동계올림픽이 될 참인데 우리 공화국이 구원의 손길을 뻗쳤다'는 거다. 그러니 고마워하고 감읍(感泣)하라는 소리다. 최악의 썰렁한 올림픽이 될 뻔한 게 남쪽 탓이라니! 북한 미사일이 평창 경기장에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 아닌가.

그런 공포감 불식과 함께 올림픽이 무사히 끝난다면 그건 지극정성 대북 러브 콜을 그치지 않은 문재인 정부의 공적이 아닐 수 없다. 작년 6월 북측 태권도 시범단이 무주에 왔을 때부터 '평화올림픽 구상'을 전했고 마식령과 금강산 행사 등도 제안했다는 거다. 중국식 표현처럼 남북올림픽외교(朝韓冬奧外交)를 벌인 성과다. 문제는 그 후, 걱정도 그 뒤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