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블로그 내용을 표절, 세미나에서 발표한 사실이 드러나 말썽인 이하준 김포문화원장(1월 19일자 18면 보도)이 평소 문화원 본연의 기능을 등한시해왔다는 지적이 새롭게 불거졌다.

22일 한국문화원연합회에 따르면 지자체마다 설치된 문화원은 사회 전반에 문화 인프라가 미미하던 시절 지역의 문화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으나 이후 예술은 예총, 노인 여가는 노인복지관, 청소년은 청소년재단, 문화 및 공연은 문화재단 등으로 업무가 분산되면서 기능이 향토사 연구와 보급으로 축소됐다.

이에 따라 김포문화원 역시 2000년대 들어 신도시개발로 사라지는 향토유물 보존을 위해 국비를 확보해 1천여 점의 생활유물을 수집하는 한편, 경기문화재단과 공동으로 원형이 보존된 마을 기록사업을 추진해 월곶면 용강리 책자를 펴내는 등 향토사 연구·보급에 매진했다.

하지만 이 원장은 2013년 1월 취임 직후 별안간 문화원 내 향토사연구소 현판을 내리고 연구소장에 대한 활동비 지급을 끊었다. 이와 함께 연구소 전문위원은 협의 없이 사무국 직원으로 발령냈다. 임기가 10월까지였던 연구소장은 항의 표시로 출근을 계속 하다가 결국 그해 여름 물러났다.

이 원장은 또한 두 번째 마을 기록사업인 월곶면 군하리 책자를 갓 출범한 김포문화재단에 넘기고 추진을 중단하기도 했다.

현재 문화원이 주로 하는 일은 대한노인회의 김포노인대학과 차별성 없이 운영되는 김포문화대학 사업 정도다. 이런 가운데 이 원장은 김포문화재단 이사와 김포시·김포도시공사 면접위원 등 잦은 외부 행보로 빈축을 사고 있다.

김포시의회 한 의원은 "김포문화원이 표류하고 있다는 게 외부의 대체적인 시선인데 이 원장은 사안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이 원장은 "김포도시철도 때문에 시 재정이 열악해지면서 지원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탓에 사업을 활발하게 할 수 없었다"며 "향토사 연구 기능을 안 하던 게 아니라 그동안 자료를 꾸준히 구축하는 등 내부적으로 소리 없이 해왔으며, 향토사연구소장도 다시 물색 중"이라고 해명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