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시설 '함백산메모리얼파크' 8년째 추진
이젠 한강유역환경청과 협의만 남겨두고 있어
정부역할 가장 중요… 시민들 소원성취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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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인석 화성시장
지난달 보건복지부는 2016년도 전국 화장률이 82.7%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꾸준히 화장을 독려해왔던 정부로서는 자축할만한 일이지만, 여전히 풀어야할 숙제가 있다. 늘어가는 화장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화장시설이 바로 그것이다.

실제로 경기도의 화장률은 전국 평균보다 높은 87.1%지만 화장장은 단 3곳에 불과하다. 화장장을 보유한 수원시, 성남시, 용인시를 제외하고 대다수의 시민들은 멀리 홍성, 천안까지 원정 화장을 떠나 많게는 10배가량의 비싼 비용을 치르고 있다. 이제 화장시설 추가 확보는 지자체들의 과업이 됐다.

더욱이 그간 많은 지자체들이 첫 삽도 뜨기 전에 혐오시설이라는 벽에 가로막혀 장례시설 건립을 포기하면서 '화장(火葬) 대란'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렇기에 우리시가 부천, 안산, 시흥, 광명과 함께 추진 중인 공동형 종합장사시설 '함백산 메모리얼파크'에 거는 시민들의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함백산 메모리얼파크는 26만111㎡ 규모로 매송면 숙곡리에 조성되는 복합장사시설이다. 5개시가 총 1천260억원을 투입해 화장로 13기, 봉안시설 2만6천440기, 자연장지 3만 8천200기, 문화예술체육인 특화묘역까지 갖출 계획이다.

계획대로라면 2019년 완공돼 경기 서남부권의 300만 시민들이 삶의 마지막 순간을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에만 집중 할 수 있게 될 예정이었다.

함백산메모리얼파크는 지난 2013년 가장 어렵다는 부지 선정을 완료했다. 모두 앞선 시민의식 덕분이었다. 시민들이 직접 장사시설을 견학하고 화장장 내 설치되는 대기오염 최적방지시설을 검증했다. 화장시설 확보는 범국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했으며, 내 마을, 내 아이가 살아갈 지역의 환경과 앞으로의 미래를 함께 짚어봤다. 그 결과 6개의 마을이 유치 신청에 참가했으며, 주민 대표 등으로 이뤄진 건립추진위원회를 통해 최종 후보지가 선정됐다.

2년 후인 2015년에는 인근 4개시가 함백산메모리얼파크에 동참하면서 공동투자협약을 체결했다. 2016년에는 국토교통부의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 승인을 획득했으며, 이제는 한강유역환경청과의 협의만을 남겨두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우리시 주민들을 포함해 함백산메모리얼파크 조성에 참여하는 5개 시 대표단이 한강유역환경청을 방문했다. 이들은 소규모환경영향평가의 신속한 협의를 요구하는 6만 시민의 서명부를 전달했다.

함백산메모리얼파크를 시작한지 근 8년이 지났다. 우리 시가 처음 함백산메모리얼파크를 시작할 때 전국의 지자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님비를 해결한 성숙한 시민의식에 감탄을 마지않았다.

8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두팔을 걷고 국가적 난제 해결에 앞장서는 시민들을 보며, 지금이야말로 정부의 역할이 가장 빛나는 때라고 생각된다. 시민들이 힘겹게 쌓아올린 탑을 모래성이 아니라 소원성취탑으로 만들어주길 기대해본다.

/채인석 화성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