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구역 ㎡당 2600원 책정돼
'정부 지원' 광양항의 10배

업계 '반발' 입주감소 우려
자유무역지정 요구 목소리
IPA "지방세 감면 혜택을"

인천항만공사(IPA)가 인천 신항 배후단지 임대료를 ㎡당 2천 원 수준으로 비싸게 책정해 항만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는 올해 말부터 공급하는 신항 배후단지 1구역 66만㎡의 임대료를 ㎡당 2천원에서 2천 600원으로 정했다. 신항 배후단지의 조성원가가 비싼 데다, 송도국제도시에 자리 잡고 있고, LNG 냉열을 이용한 냉동·냉장 클러스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두고 항만업계에서는 임대료를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임대료가 비싸게 책정되면 신항 활성화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배후단지에는 화물 보관, 집배송, 조립, 가공 관련 시설은 물론 업무·상업시설 등 항만 활성화에 필수적인 기능들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인천항 배후단지는 이미 부산항 등 다른 항만에 비해 임대료가 비싸다. 이 때문에 인천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신항 배후단지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해야 한다고 항만업계는 주장한다.

인천 남항 배후단지 임대료는 ㎡ 당 1천337원이고, 북항 배후단지는 1천507원이다. 반면, 부산항(482원)과 광양항(258원)의 배후단지 임대료는 인천항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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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배후단지는 50%, 광양항 배후단지는 100%의 정부 재정이 지원됐기 때문에 낮은 임대료 책정이 가능하다는 게 항만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표 참조

항만업계에서는 인천항 배후단지를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해 임대료 감면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자유무역지역에 입주하는 기업은 적은 임대료를 내면서 취득세·등록세·재산세 감면 등 각종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 신항, 광양항, 평택 당진항, 포항 영일만항 등의 배후단지는 이미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입지 조건이 좋더라도 가격 경쟁력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인천 신항 배후단지 입주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인천항만공사는 자유무역지역 지정 등 임대료를 낮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항만공사는 자유무역지역 지정보다 인천시가 입주기업에 지방세 감면 등 세제 혜택을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배후단지가 자유무역지역이 될 경우, 주변 지역보다 싼 임대료 때문에 항만과 관련 없는 기업이 입주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자유무역지역이 돼 버리면 수입 화물의 통관 절차가 복잡해지는데, 인천항은 물동량의 68%를 수입이 차지하고 있어 오히려 항만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 인천항만공사의 설명이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부산 신항 등에서는 이런 부작용 때문에 임대료 상승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른 무역항이 있는 지자체처럼 인천시가 입주기업에 더 많은 혜택을 줘야 배후단지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