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의 한 공업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A(17)군은 진급을 앞두고 자퇴를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기술을 배워 빨리 취업하겠다는 생각으로 특성화고를 선택했다가 적성과 맞지 않아 일반고로 전학을 알아봤지만, 평준화 지역인 안양에서는 특성화고에서 일반고로 전학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A군은 "일반고에서 일반고 전학은 되지만, 특성화고에서 일반고 전학은 아예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해야 가능하다고 하더라"며 "특성화고 학생들은 적성에 맞지 않을 경우 자퇴하라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토로했다.
경기도교육청이 평준화 지역 내 특성화고 학생들의 일반고 전학을 금지하면서, 진로변경의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퇴 등 학업을 중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의 근본적 해결책이 요구되고 있다.
22일 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도내 평준화 지역은 수원·성남·안양·부천·고양·광명·안산·의정부·용인 등 9개 학군으로, 일반고 입학은 추첨 방식으로 배정된다. 해당지역의 특성화고는 49개교로, 일반고 입학에 앞서 진학 희망자를 대상으로 입학생 모집에 나선다.
하지만 특성화고 입학 이후 A군처럼 적성이나 진로변경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일반고로 전학을 원할 경우, 평준화 지역에서는 불가능하다. 유일한 방법은 비평준화 지역으로 주소지를 이전해 일반고로 전학하는 것뿐이다.
반대로 평준화 지역에서 일반고 학생이 특성화고로 전학하는 것은 허용하고 있으며, 비평준화 지역에서는 양쪽으로의 전학이 전부 가능하다.
이에 평준화 지역의 특성화고 학생들에 대해서만 유독 진로변경에 인색해 자퇴 등 중도포기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도교육청은 이를 허용할 경우 자칫 학생들의 이탈로 특성화고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전에 한차례 추진하기도 했으나, 특성화고가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전입학 허용에 따른 부담이 예견돼 불허하고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비평준화 지역으로 이사해 일반고로 전학하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
평준화지역내 특성화高…'진로 변경' 장벽 쌓는 경기도교육청
특성화고→일반고 전학 금지… 학생들 "학업포기 시스템"
"전·입학 허용땐 이탈 심화·비평준화 도시로 이사 최선"
입력 2018-01-22 20:53
수정 2018-01-22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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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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