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의혹에 휘말린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80)가 22일(현지시간) 3년 만에 대중 앞에 섰다가 비난을 받고 있다고 AFP·로이터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코스비는 이날 필라델피아의 한 재즈클럽에서 전설적인 재즈 연주자 토니 윌리엄스를 추모하는 행사에서 무대에 섰다.
몇분간 드럼을 연주하던 그는 무대로 올라와 나이를 먹고, 시력을 잃어가는 자신의 처지를 소재로 한 짧은 스탠드업 코미디를 선보였다.
코스비의 출연 소식은 그가 무대에 서기 직전에야 알려졌다. 그의 대변인은 "팬들과 역사적인 공연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비가 대중 앞에 선 것은 2015년 5월 이후 3년 만이다. 그는 성추문이 폭로된 이후인 2015년에도 애틀랜타에서 무대에 오른 적이 있으나 두번 모두 관객들의 항의로 공연 도중 무대에서 내려왔다.
1980년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코스비쇼'에서 모범적인 아버지상을 연기해 큰 인기를 얻은 코스비는 '국민 아빠' 반열에 올랐지만 여성 수십명을 성폭행했다는 혐의가 제기되면서 내리막길로 향했다.
공연 소식에 온라인에서도 비난 글이 쏟아졌다. 소설가 테리 맥밀란은 트위터에 "누가 나한테 빌 코스비 공연의 앞좌석 예매표를 준다면 태워버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코스비는 지난해 그의 모교인 템플대학 여자농구단 코치로 일하던 안드레아 콘스탄드에게 약을 먹여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으나 배심원단이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심리무효로 종결됐다.
지난 40년간 콘스탄드와 비슷한 방식으로 코스비에서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만 수십여명에 이른다.
검찰의 재심 요청에 따라 오는 4월 2일 2차 재판이 열린다. 펜실베이니아 검찰은 첫 재판에서 증언하지 않은 여성 12명을 포함해 총 19명의 고소인 증언을 재판부에 신청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