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감 선거를 1대1 구도로 만들려는 보수·진보 진영의 목표가 '산 넘어 산'이다.

양측 모두 분열은 곧 필패라는 인식 속에 단일화를 승리의 키워드로 보고 있지만, 단일화에 참여하는 후보군들의 셈법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특히 단일화를 추진하거나 후보를 추천하는 단체가 난립하면서, 양측 모두 단일 후보 추대가 불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마저 제기되고 있다.

삐걱거림은 이미 시작됐다. 경기교육감 출마선언을 마친 이달주 화성 태안초 교장은 23일 입장문을 내고 "정치인 출신 후보와는 단일화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 교장은 "학교 현장은 학생, 학부모, 교사 등 교육가족들이 만들어가야 한다"며 "하지만 민선 교육감 출범 이후 정치이념화된 후퇴 교육을 반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장의 입장은 전날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이 범중도우파 경기교육감 추천 후보로 임해규 전 의원을 꼽은 데 따른 반발인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임 전 의원과 이 교장, 석호연 전 한국유치원 총연합회 이사장 등 범보수 후보 3자간 단일화가 예상됐었다.

보수 성향의 교육계 관계자는 "보수 교육계 의견이 모아지지 않은 단일 후보 추대 등이 거론되면서, 반발이 나오고 있는 것"이라며 "중심을 잡을 진정한 중립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보수계는 현재 단일화 기구가 난립 돼 있는 상태다.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은 물론 '좋은 교육감 추대 국민운동본부', '이런 교육감 선출본부' 등이 지역별로 교육감 단일화 조직을 꾸리고 있다.

이 때문에 "단일화 기구의 단일화가 먼저다"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진보진영도 사정이 좋지만은 않다. '2018 소통과 협력을 위한 경기교육혁신연대'라는 단일화 기구가 꾸려졌지만, 선관위 유권해석에 따라 현직 교사를 비롯한 일반 도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회원모집 방식을 통해 결정을 해야 하는데, 후보마다 유불리가 달라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진보 교육계 관계자는 "일반 도민의 의견이 반영된 단일화냐 아니냐에 따라서 후보 간 유불리가 달라진다"며 "이같은 방식이 불리하다고 생각하는 후보는 단일화 참여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각계각층의 교육감 후보 지지성명은 이날도 이어졌다. 전국 교수학술단체들은 진보진영의 송주명 한신대 교수를 차기 경기도교육감 후보로 추천하고 나섰다.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전국교수노동조합, 학술단체협의회,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등 4개 단체는 이날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 교수는 김상곤 교육부장관이 경기도교육감이던 2009년부터 혁신교육을 설계해 뿌리내리게 한 인물"이라며 "경기교육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추진력있게 정책을 실행해 경기교육의 미래를 이끌어갈 적임자"라고 밝혔다.

/김태성·신선미기자 mr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