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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훈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요즈음 재미있게 보는 TV 광고 한 편이 있다. 유치원생으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수업 시간에 아빠를 소개하는 내용이다. "울 아빠는 지구를 지켜요. 미세먼지를 엄청 줄이고 나쁜 연기를 없애서 공기를 맑게 해준대요. 소나무를 많이 많이 심어서 지구를 시원하게 해주고요. 북극곰을 살려준대요." 이때 선생님이 "아빠가 뭐하시는데?"라고 묻는다. 아이는 아빠의 직업이 매우 자랑스러운 듯한 표정으로 "콘덴싱 만들어요"라고 대답한다. 보일러와 온수기 등을 만드는 기업의 광고로, 제품의 친환경성을 강조한다. 이 광고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우선, 아빠를 슈퍼맨과 같은 '히어로'로 표현한 아이의 천진난만한 시선이 사랑스럽다. 또,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환경'이 한 분야가 아닌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가 됐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강추위가 이어지고 있는데, "미세먼지가 심한 것보다 추운 게 낫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또 하나는, 콘덴싱 보일러를 만드는 아빠처럼 문제 해결을 위해선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력이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것이다. 영화 '1987'이 화제다. 장준환 감독이 만든 이 영화의 제목은 '보통사람들'이었다. 그는 '보통사람'(감독 김봉한)이라는 제목의 영화가 제작 중인 것을 알게 된 후 제목을 '1987'로 바꿨다고 한다. 지난 1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인천항만공사 주최로 '2018 인천항 항만가족 신년인사회'가 열렸다. 무대 중앙에는 '여러분이 인천항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갑니다'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새얼문화재단 지용택 이사장의 말씀이 인상적이었다. "여러분 금년 한 해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이 잘되길 바랍니다. 그 이상 뭐가 있겠습니까. 보통사람들이 하는 일이 잘되면 나라가 잘되는 것이고, 여러분이 편안해야 나라도 편안합니다." 인천항이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컨테이너 처리량 300만TEU를 달성했다. 인천항 보통사람들이 만들어 낸 성과다. 인천항은 인천경제의 중요한 축으로, 이곳의 생산유발효과는 지역내총생산(GRDP)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경인일보는 인천항과 바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그와 관련한 역사·인물을 소개하는 연중기획 '바다가 들려주는 인천이야기'를 시작했다. 올해 연중기획의 주인공은 '인천항 보통사람들'이다.

/목동훈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