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직종 재능과 물품 기부로 '작은 나눔'
어느덧 3년째 사회단체 중심 실천운동 정착
시민 자발적 참여로 올해도 '웃는 이천' 기대


2018012801001760700084451
조병돈 이천시장
연일 계속되는 추위에 몸과 마음이 움츠러드는 사람들이 있다. 거기에 배고픔까지 더 한다면 세상을 원망하지는 않을까? 대한민국은 2016년 기준 세계 8대 수출국이자 2017년 기준 GDP 세계 11위 경제대국이지만 OECD 노인 빈곤율 1위에 빈부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활 속 나눔, 이천시의 '행복한 동행'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크게 재능기부와 1계좌 1천원의 1인 1 나눔 계좌 갖기 운동으로 나뉘는데 지난 2013년 시작돼 2016년 대한민국 사회 공헌 브랜드 대상을 수상하며 각광받고 있다.

우리는 재능 기부라고 하면 무언가 뛰어나거나 대단한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행복한 동행'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 잘 하는 일을 이웃과 나누면 된다.

처음 재능기부 사업은 지난 2014년 '아름다운 이웃, 행복을 주는 창전동'이란 사업에서 시작됐다. 창전동 내 한 이발소에서 한 달에 5명, 어려운 이웃을 대상으로 무료 이발을 해준 것을 시작으로 이·미용업소 등 12개 사업장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점차 확산됐다. 지금은 창전동을 비롯한 14개 읍면동 전역으로 확산돼 1월 현재 관내 재능기부 사업장은 총 534개소에 이른다.

매월 짜장면 10그릇을 제공하는 중국집, 매월 3가정에 3마리 치킨을 제공하는 치킨집, 매월 3명의 학생에게 학원비를 지원하는 학원, 치아를 치료해 주는 치과병원, 한 달에 1개의 꽃다발을 전달해 주는 화원, 돈육을 지원하는 축산 업체 등 재능기부자의 능력에 맞게 다양한 직종에서 작은 나눔을 실천한다. 이용자들은 읍면동 사무소를 통해 일상생활에 필요한 쿠폰을 받아 사용하는데 2017년 한해만 5천972건의 서비스가 이뤄졌다.

재능기부 외에 1인 1 나눔 계좌를 통한 기부자도 2만382명에 달하고, 총 모금액은 약 30억원에 이른다. 더욱이 새해를 맞아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이천 시민들의 나눔과 기부는 더욱 늘고 있다. 어린이집 아이들이 고사리손으로 기부한 동전부터 두툼한 겨울옷을 기탁 한 공장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작은 나눔을 실천하는 시민들에게 시장으로서 고마운 마음뿐이다.

이러한 나눔을 통해 이천시는 공적 지원이 불가능한 복지 사각지대의 계층에게도 더욱 폭넓게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덧붙여 시민 전체가 참여하고 행동해야만 그 빛을 발할 수 있는 정신의식, 실천 행동계몽의 제3의 새마을 운동인 참 시민운동은 배려, 존중, 인성교육, 소통, 실천을 5대 핵심가치로 한 시민의식 개혁 운동이다.

지난 2015년 10월 초등생부터 80세 어르신까지 시민 300여 명이 모여 '시민 원탁회의'를 개최하고, 그 자리에서 3시간의 열띤 토론 끝에 12개 실천과제를 선정했다.

첫 번째 먼저 양보하고 서로 웃으며 인사 합시다. 두 번째 어렵고 힘든 이웃을 외면하지 않습니다. 세 번째 이웃을 배려 존중하며 차별하지 않습니다. 열두 번째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실천하는 시민이 되겠습니다 등의 과제를 정해 매월 실천하는 행동지침이다. 행복한 동행과 맞물려 힘든 이웃이 외면당하지 않도록 시민들의 적극적인 재능과 물품의 기부가 긴 고리로 연결돼 행복한 동행의 매듭을 완성해 나가고 있다.

이제는 어느덧 3년 차를 맞아 관 주도가 아닌 지역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생활 속 실천운동으로 정착해가고 있다. 이 모든 행복한 동행과 참 시민운동의 기본 목표는 '웃어라 이천'이다. 전 시민이 함께 소리 내 웃을 수 있게 무술년에는 이뤄지길 소망해본다. 지난 3선의 임기동안 나는 시장으로서 "돈이 없어 병원에 못 가거나, 돈이 없어 밥 굶는 사람이 없고, 돈이 없어 대학을 못 가는 시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나의 이런 다짐을 지킬 수 있는 것 또한 시민들의 나눔과 참여가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나눔이란 넉넉한 사람들이 아닌 자기가 할 수 있는 작은 재능을 나누는 것은 아닐까? 나눔을 실천하는 우리 시민들이 있기에 이천시는 참 행복한 도시다.

/조병돈 이천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