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간 매출액 4700만달러
작년 같은기간比 17% 증가
수속 단축에 쇼핑시간 확보
업계 장기실적 개선 미지수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개항으로 인천공항 면세점의 전체 매출액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점 업계는 제2터미널 개항에 따른 이 같은 실적 개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도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까 걱정하는 모습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제2터미널 개항 후 일주일간(1월18~24일) 인천공항 전체 면세점 매출액은 4천700만 달러(500억여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 증가했다. 제2터미널 개항 후 인천공항 전체 여객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 늘었는데, 면세점 매출은 이보다 상승 폭이 높았다.
이 기간 터미널별 면세점 매출을 살펴보면 제1터미널이 3천300만 달러(350억여 원), 제2터미널은 1천400만 달러(150억여 원)였다. 인천공항 전체 면세점 매출에서 제2터미널이 차지하는 비율이 30% 정도로 집계된 것이다. 이는 제2터미널 여객 비율 약 27%보다 높은 수치다.
인천공항공사는 면세점 매출 증가의 원인으로 여객 분산에 따른 매장 혼잡 완화를 꼽았다. 2개 터미널 운영으로 면세점 매장이 덜 붐비면서 여객들이 여유롭게 쇼핑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셀프, 자동화 서비스 등 스마트 기술 도입에 따라 출입국 수속 시간이 단축되면서 여객들이 쇼핑에 더욱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2터미널에 새로운 매장이 많이 들어온 것도 전체 매출 상승을 이끈 것으로 인천공항공사는 보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제2터미널에 '체험형 면세점'을 조성해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럭셔리 브랜드 '샤넬(CHANEL)'과 '발렌티노(Valentino)', 알루미늄 여행 가방으로 유명한 '리모와(RIMOWA)' 등을 새롭게 선보인다. 롯데면세점도 유명 주류·담배 브랜드의 특성을 반영한 매장을 구성하고, 시각적 체험과 함께 시향·시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면세점을 제2터미널 중앙에 집중적으로 배치해 여객들이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했다"며 "여러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해 예전과 달리 면세점 매출 증가율이 여객 증가 수준을 뛰어넘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면세점 업계는 3~4개 업체의 매출 증가가 확인되고 있다며 제2터미널 개장 효과를 반기는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향후 면세점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위험 요소가 존재한다며 제2터미널 개장이 장기적인 실적 개선으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제1터미널은 항공사 이전·재배치가 예고돼 있고, 지난해 중국의 사드 보복처럼 외교 관계 등 업계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여러 리스크도 있다.
한 면세점 업체 관계자는 "개장 후 일주일은 개장 초기에 진행한 홍보, 프로모션 효과가 반영된 부분도 있다"며 "2터미널 개장으로 매출이 많이 증가한 업체가 있지만, 아직 축포를 터뜨릴 때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