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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세(勢), 부유한 나라, 대국(러시아)이 독차지했던 동계올림픽을 한국이 평창으로 유치했던 건 크나큰 국가적 업적이었다. 비(非)유럽 국가의 유치는 미(1회) 일(2회) 캐나다(1회), 그리고 한국뿐이고 두 번 실패, 3수(修) 끝에 해낸 만큼 어려운 쾌거였다. 우승만 해도 노르웨이와 러시아가 지난 소치(러시아)올림픽까지 총 24회 중 8번씩, 16회나 차지했다. 그만큼 유럽 세가 드센 동계올림픽을 한국이 2011년 7월 남아공 더반(Durban)에서 평창으로 유치한 건 거국적 경사였다. 그런데 그 2011년이 바로 MB 정권 때였고 MB 공적이었다. 그런데 왜 문재인 정권은 요새 눈만 뜨면 '평창 대성공'을 외쳐대면서도 그 동계올림픽 유치를 MB 정권의 적폐였다고 하지 않고 '유치 포기 반납' 소리도 꺼내지 못하나. 그것만은 적폐로 치기 곤란한가.

2011년 그때의 평창올림픽 유치는 또 한국 재벌의 상징인 이건희 IOC 위원의 공로가 컸다. 문 정권의 구호인 '재벌 해체'와 재벌 적폐의 상징적 인물이 바로 그 시절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아니었던가. 바로 그 다음해 1월 민주통합당 지도부 선출 전당대회 경쟁자들의 일치된 구호는 '재벌 해체'였고 '재벌을 해체하고 돈도 내놓게 해야 한다'고 했는가하면 'MB 악폐(惡弊)를 갈아엎겠다'고도 했다. '적폐(積弊)'보다도 도수가 높은 말이 '악폐' 아닌가. 그들 역시 MB 정권과 이건희의 공적인 평창올림픽 유치만은 적폐 소리를 못하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2008년 교수 시절 논문에서 재벌을 '암세포'에 비유했다는 현 중소벤처기업장관도 다를 바 없다.

어느 정권이든 공과(功過)는 나뉜다. '4대 강이 국토를 망쳤다'는 문 정권도 마찬가지다. 그럼 4대강 보를 모두 헐자는 건가. '청계천 복구가 서울을 망쳤다'는 소리는 왜 안 하나. 서울 버스 중앙차로와 환승제도 MB 정권 때 했다. 그런데도 환승이 나쁘다는 버스 승객은 없다. 적폐 수사에 대한 MB의 '정치 보복' 발언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는 '문이니'는 어땠을까. 검찰의 MB 소환이 올림픽 후 3월로 미뤄졌다고 했다. 한 달쯤 시간을 번 셈이다. 그가 올림픽을 유치했던 공로가 겨우 검찰 소환 한 달 연기라는 건가.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