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동 인하율 16.1% 불구
27.9% 일괄 인하율 적용땐
롯데 위약금 200억원 낮아져
인천공항公 "오해 없앨 것"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제2여객터미널 개항에 따라 고객이 줄어들게 된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의 임대료 인하안과 부과 방식(2017년 12월29일 제8면 보도)을 최근 정했는데, 업계에서 해당 안이 특정 업체에 수백억 원대 이익을 줄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인천공항공사도 임대료 인하안과 부과 방식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30일 인천공항공사와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공항공사는 인천공항 제1터미널과 탑승동의 7개 면세점 사업자의 임대료를 27.9% 일괄 인하해 부과하고, 추후 구역별 실제 여객 수를 계산해 정산한다는 임대료 인하 및 부과 방식을 최근 정했다.

앞서 공항공사는 ▲제1터미널 동편 30.1%(2017년 여객 수 기준 잠정치) ▲중앙 37%(〃) ▲서편 43.6%(〃) ▲탑승동 16.1%(〃) 등과 같이 구역별로 각각 다른 임대료 인하율을 적용할 계획이었는데, 우선은 일괄 인하율 27.9%를 적용해 임대료를 선(先) 부과한 뒤 추후 구역별로 정산하기로 한 것이다.

공항공사가 이같이 임대료 부과 방식을 정하자, 면세점 업계에서는 인천공항에서 철수 의사를 밝힌 롯데면세점만 수백억 원대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롯데면세점이 '일괄 인하율'을 적용받으면, '구역별 인하율' 적용 때보다 인천공항에서 철수 시 공항공사에 내는 위약금 규모가 수백억 원 정도 줄어들 수 있다는 게 면세점 업계 지적이다.

롯데면세점은 제1터미널 향수·화장품(DF1), 주류·담배(DF3), 피혁·패션(DF5)과 탑승동 전 품목(DF8) 등 4개 사업권을 가지고 있다. 4개 사업권을 포기하고 나갈 경우, 위약금으로 마지막 연도 월 최소보장액(임대료) 3개월분 및 부가가치세에 상당하는 금액을 공항공사에 내야 한다.

약 3천억 원 수준인데, 공항공사의 계획대로 임대료 인하율 27.9%를 적용하면 위약금은 837억 원만큼 낮아진다. 공항공사가 구역별 인하율을 적용하면 일괄 인하에 비해 롯데면세점이 공항공사에 내야 하는 위약금은 많아진다.

롯데가 보유하고 있는 탑승동만 봐도, 일괄 인하율(27.9%)과 구역별 인하율(16.1%) 간 차이가 크다. 한 면세점 업체 관계자는 "공항공사가 일괄 인하 비율을 적용해 임대료를 부과할 경우 공항공사가 롯데면세점에서 받을 수 있는 위약금이 200억 원 정도 낮아진다는 계산이 나왔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경인일보가 취재에 들어가자 공항공사도 '일괄 인하율 적용' 방식이 롯데면세점에 유리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내부 회의를 통해 어떻게 부과 방식을 정할지를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며 "업체들의 오해가 없도록 합리적인 방안을 다시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