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낙원FM
■ 낙원 FM 콘서트┃인천콘서트챔버 지음. 스토리디파체 펴냄. 72쪽. 1만2천원.

인천콘서트챔버가 자신들의 첫 기획연주회를 사진과 글로 기록한 에세이집 '낙원 FM 콘서트'를 펴냈다.

책 제목은 연주회 제목이기도하다. 이들은 지난 2015년 11월 인천 남구에 있는 버려진 여관에서 열린 음악회를 열었다. 연주자들이 만난 낙원 여인숙과 그 속에서 탄생한 음악회 이야기다.

인천콘서트챔버는 바로크 시대 음악을 전문적으로 연주하는 단체다. 버려진 여인숙, 옛 양조장 건물, 옛 얼음 창고 등 근대 건축물을 고쳐 만든 카페 등에서 무대를 가지는 등 연주회 공간을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연주자들이 찾은 버려진 여관은 음습함과 기분 나쁜 기운으로 가득했지만, 그들은 그 공간에 대해 측은함을 느끼게 됐고 사람이 아닌 작은 공간을 위한 음악회를 열게 됐다.

여인숙의 객실이 연주회 좌석이 됐고, 연주자들도 다른 객실 한 곳을 차지하고 연주했다. 손님들은 라디오를 들을 때처럼 연주자를 볼 수 없었고, 연주자들도 손님의 얼굴을 보지 못하는 FM 라디오 같은 콘서트였다.

책에 실린 짧은 글과 사진들이 이날의 분위기를 잘 전해준다.

이승묵 인천콘서트챔버 대표는 "화려한 무대에서 공허했던 자아를 낙원 여인숙에서 잠시 꺼내어 볼 수 있었던 기회였다. 그 때의 기억을 잊을 수 없었다"고 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